- 문재인 표 개헌안 13일 최종 보고… 민주당 방안 + 알파 실릴 듯
- 자유한국당 개헌에 ‘부정적’… 국회 권한 강화 접점 마련 가능성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열차’가 출발했다. 국회에 개헌 사안을 맡겨 놓아서는 진척이 어렵다는 현실 인식은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 마련을 지시한 배경이다. 여기에 대통령 공약에 개헌이 포함돼 있고,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르겠다는 계획도 밝혀 뒀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는 ‘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하면 정부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혀뒀다.
집권 5년차 개헌 추진 실패를 맛봤던 과거 참여정부 시절의 교훈은 문 대통령이 임기초부터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는 3월 13일에는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정부 개헌 기초안을 마련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靑, 3월 13일 개헌 초안 마련…민주당 안+알파 전망=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을 자문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공식출범했다. 명칭은 당초 ‘국민개헌자문특별위원회’에서 ‘국민한법자문특별위원회’로 변경됐다. 정부 개헌 자문안은 오는 3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 대표다. 하 대표는 대표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론자로 문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인선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칠게 표현하면 국민의 민의가 국회 의석 수에 반영될 가능성을 높이는 선거제도다. 구체적으로는 헌법에 ‘선거의 비례성’이란 문구를 넣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선거구 내에선 승자독식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민의 왜곡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하 대표 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장 하는 측의 의견이다.
헌법자문특위는 전문성, 대표성, 성별과 지역 등을 고려한 32명으로 구성됐다. 총강-기본권 분과, 정부 형태 분과, 지방 분권·국민 주권 분과 등 3개 분과위원회와 국민 의견을 수렴할 ‘국민참여본부’가 운영된다. 오는 19일에는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3월 초까지 개헌 토론회를 열면서 개헌과 관련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다. 정해구 헌법자문특위 위원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려면) 대통령은 3월 20일 안으로는 발의를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헌법자문특위의 개헌안에는 지방분권 및 국민 기본권 등에 대한 광범위한 세부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부진’ 국회 개헌 논의=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을 목표로 개헌안 마련 절차를 진행하며 한국당의 논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제 유지’가 골자인 자체 당론을 확정짓고 3월 중에 개헌안 마련을 추진중이다.
반면 한국당은 대통령제 유지가 아닌 ‘권력분산’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당은 여권의 움직임을 ‘관제 개헌 밀어붙이기’라고 규정하고, 자체 당론 마련 시기를 3월 초로 잡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 개헌안 등을 고려해 3월 초에 당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개헌안이 나올 경우 이를 확인한 다음 자체 개헌안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개헌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115석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이 통과하려면 국회 재적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이 115석으로 3분의 1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자연히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없게 된다.
결국 개헌의 길은 여야 협의를 통해 열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여야는 권력구조 개편 내용을 놓고 한 번도 제대로 머리를 맞대지 못한 채 장외 설전만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한 개헌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국민적 지지가 가장 높았던 체제가 바로 ‘4년 중임 대통령제’였기 때문이다. 국민 지지가 높다는 점은 야권의 동의 역시 쉽게 받아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제가 유지될 경우 ‘제왕적 대통령’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뚜렷이 밝히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의 권한 강화가 또다른 여야 개헌안 합의의 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예컨대 현재 기획재정부가 가지고 있는 예산 편성·심사권을 국회가 가지게 함으로써 국회의 권한을 늘리는 바안이다. 정부가 가진 법률안 제출권을 폐지하고 오직 국회만이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아직까진 개헌 당론을 정하진 않았지만, 지방선거 동시개헌엔 찬성 입장으로 파악됐다. 30석의 바른미래당이 평행선을 달리는 양당 사이에서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개헌 정국의 관전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