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오뚜기·농심 등 업체간 경쟁 심화·실적부진 여파 달러 반등시 원료수입 부담 커져 투자 매력 떨어져 부진 전망
원화강세 국면에서 수혜주로 꼽혔던 음식료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데다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경우 원료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주로선 투자 매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음식료 업종 내 시가총액 3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주가가 32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32만원 선에 진입한 건 지난 2015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이후에도 주가 하락은 계속됐다. 전날 32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CJ제일제당은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증권업계는 CJ제일제당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04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25.6% 밑돌았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6.2배로, 글로벌 경쟁업체 평균인 19.3배보다 낮아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주가가 의미있게 상승하려면 0.5%로 급락한 식품의 영업이익률 회복이 필요하다”며 “식품 부문의 실적 회복이야말로 주가 배수를 상향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식품주 시총 4위와 5위에 올라 있는 오뚜기와 농심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뚜기 주가는 전날 1.97% 하락하면서 11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초 70만~80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도 69만70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고가(69만3000원)에 근접한 상태다.
농심도 거듭된 하락에 지난 9일 30만원 선이 무너지며 작년 3월 이후 1년여 만에 29만원대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라면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판촉비 부담이 커진 점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농심은 사드 갈등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작년 4분기 영업이익(144억원)은 시장 기대치보다 35%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가정에서 구매하는 소재식품 시장이 위축되면서 업체간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시장 규모가 성장하기 힘들다고 보고 관련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주요 경쟁사들 간의 점유율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고, 판촉 비용도 증가하고 있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달러 가치까지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이들 식품업체의 주가에는 더 큰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주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곡물 달러가격이 오른다면 음식료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는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롯데칠성이나 롯데제과처럼 장기간의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될 회사들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