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중개업자 불법 처벌 못해 법규정 정비 건전한 시장 육성을

비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세 면제 등을 계기로 K-OTC에 불이 붙었지만 불법 장외거래를 근절하지 못하면 시장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불법거래를 막는데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이 아직까지도 체계적인 감독과 제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쉽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 영업행위 근절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무인가 영업행위 등 불법행위가 회원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 인터넷카페 등에 직접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이른 바 ‘암행점검’을 실시한다는 복안이었다. 그후 1년이 지난 시점을 즈음해 헤럴드경제는 암행점검 결과와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금감원에 문의해봤다. 하지만 담당자를 찾는데만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어렵게 담당자를 찾아 전화가 연결됐지만 궁금증을 해소할 수도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투자문업자에 대한 암행점검을 실시, 불법행위에 해당되는 자에게는 통보했다“면서도 “어떤 사이트를 조사해 몇개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 불법을 통보했는지는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기록으로 남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점검을 했다면서도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대답은 금새 이해하기 어렵다. 체계적인 단속과 감독을 위해선 비록 외부 공개가 어렵더라도 기록이 필수인 까닭이다. 그래야 불법행위가 시정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담당 직원의 말대로라면 금감원은 주먹구구식 점검을 하거나 공염불을 남발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적발하더라도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경찰에 고발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중이어서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동안 비상장주식에 대한 불법 장외거래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K-OTC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억원에 불과했지만, 사설 장외사이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설사이트는 정보제공 게시판이라는 미명아래 가격 공표 행위를 하고 있고, 그 속에서 인가를 받지 않은 중개업자들의 활동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사설사이트의 주식 가격은 실제 종목의 체결가격이 아니라 집계된 호가에 대한 평균치여서, 중개자들이 가격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카페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사투자자문업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구속기소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는 비상장주식 거래로 대규모 시세차익을 낸 대표적인 사례다.

사설 사이트를 통해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경우 제도화된 장외 시장과 달리 기업 정보를 접할 수 없다. 증거금제도(투자자가 주식을 살 때 보증 금액을 예탁하는 제도)가 없어 주식을 넘기고도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불법 거래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고 사설사이트에서 주식을 거래하던 투자자들을 제도권인 K-OTC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 따라서 금융위원회는 속히 법규정을 정비해 사설사이트의 왜곡된 가격공표와 비인가업체의 금융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금감원도 체계적인 관리감독, 단속행위로 시장의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K-OTC 운영주체인 금융투자협회가 홍보를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비상장 기업들은 또 책임의식을 갖고,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는 K-OTC를 주식 거래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K-OTC는 거래비용이 낮은 반면 적정가격 발견, 기업공개(IPO) 이전 투자자 관심유인, 주주 및 투자자에 대한 만족 제고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