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해병대, 광주 출동하려다 실효성 떨어져 취소 -공군 지휘부, 5ㆍ18민주화운동 진압과정 적극 참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5ㆍ18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이건리 위원장ㆍ이하 특조위)의 7일 조사결과 발표는 그동안 군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관련 의혹과 증언이 끊이지 않았던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 실시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조위는 우선 계엄군 측이 1980년 5월21일 오후 7시30분 자위권 발동이 이뤄지기 전에는 광주에 무장헬기가 투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것과 달리 이틀 전인 19일부터 31사단에 무장헬기 3대가 대기하고 있었다는 점을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

당시 황영시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가 헬기사격 취지의 명령을 하달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건리 5ㆍ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조사결과를 고 있다.[연합뉴스]
이건리 5ㆍ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조사결과를 고 있다.[연합뉴스]

특조위에 따르면, 황 부사령관은 5월23일 김기석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부사령관에게 “미온적인 충정작전으로 광주사태를 수습하려 하지 말라”면서 “전차와 무장헬기를 동원해 강경하게 충정작전을 실시하라, 전차는 기갑학교에 있는 것을 투입하고 무장헬기는 UH-1H 10대, 500MD 5대, AH-1J 2대 등을 투입해 신속히 진압작전을 수행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다.

황 부사령관은 5월20일부터 26일까지 김 부사령관에게 “코브라로 경장갑차(APC), 500MD로 차량을 공격하라”는 등 4회에 걸쳐 같은 내용의 구두명령을 했다.

김재명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도 5월23일 소준열 전교사 사령관과 김 부사령관 등에게 “왜 전차와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해 빨리 광주사태를 진압하지 않고 그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하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 모 11공수여단장은 5월24일 광주비행장으로 철수하던 11공수 63대대 병력이 보병학교 교도대로부터 공격을 받자 시민들로부터 공격받은 것으로 오인하고 이 모 103항공대장에게 “코브라로 무차별사격을 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 출동했던 헬기조종사들이 과거 무장상태로 출동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던 것과 달리 이번 특조위 조사과정에서 5명의 헬기조종사가 무장상태로 광주 상공에 비행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들은 헬기사격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특조위는 103항공대가 5월23일 전교사에서 발칸포 1500발을 수령했다는 20사단 충정작전상보 첨부자료를 근거로 발칸포 사격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특조위는 “계엄군은 5월21일 헬기를 이용해 일반 시민에게 위협사격을 가했고, 무장하지 않은 시민에게 직접 사격을 하기도 했다”며 “무차별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으로 계엄군 진압작전의 야만성과 잔학성, 그리고 범죄성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과정에서 실시됐던 지상군의 사격과 달리 헬기사격은 계획적ㆍ공세적 성격을 띄는 것”이었다면서 “계엄군은 지금까지 무장시위대에 대한 자위권적 차원의 조치였다고 주장해왔으나 비무장시민에게 가한 헬기사격은 계엄군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로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을 상대로 한 비인도적이고 적극적인 살상행위로 재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조위는 이번 조사에서 해군 해병대 1사단 3연대 33대대 병력이 광주 출동을 위해 마산에서 대기하다 계엄군의 진압작전 변경으로 해병대 추가 투입 실효성이 떨어져 출동 해제됐다는 내용을 새롭게 확인했다.

해군은 또 기무사 자료 등을 통해 광주 시민들이 해상으로 탈출하거나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서 재집결해 제2의 광주 민주화운동을 확산시킬 것을 우려해 해경과 합동 해상봉쇄작전을 펼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다만 5ㆍ18민주화운동 당시부터 제기됐던 ‘광주폭격설’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결론을 유보했다.

특조위는 이른바 광주폭격설의 진원이 당시 광주의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주둔했던 미국 공군 관계자들이었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해당 인물의 구체적 신원이나 발언의 근거는 밝히지 못했다.

또 수원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F-5에 MK-82 폭탄을 장착했던 사실과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A-37에 MK-82 폭탄을 이례적으로 장착됐던 사실도 확인했으나 이 같은 조치가 광주폭격과 연계된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자료를 찾지 못했다.

특조위는 그러나 윤자중 공군참모총장이 5월17일 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의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광주의 상황을 베트남과 흡사하다면서 베트남의 재판이 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발언을 하고,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대통령으로 추대하자는 건배사를 하는 등 공군지휘부가 5ㆍ18민주화운동 진압과정에 적극 참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