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전 종목 석권 도전 한국 동하계 통틀어 4관왕 전무 월드컵서 ‘싹쓸이’ 경험 실력 입증 “최민정 4관왕” 외신 전망도 밝아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4관왕) 가능성이 있다면, (예상대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전지 강릉에 입성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최민정(20·성남시청)은 4관왕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강릉에 입성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6일 첫 훈련에 돌입했다. 대표팀의 첫 훈련은 ‘계주 호흡’에 집중됐다. 얼음을 가르는 스케이트 날 소리와 레이싱 스피드, 선수들의 진지한 표정까지 첫날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최민정은 5분 정도에 불과한 휴식 시간에도 코치를 받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최민정은 올림픽 출전 경험은 없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현 세계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다. 주 종목인 1,000m와 1,500m, 3,000m 계주는 물론 5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최민정의 4관왕 달성은 여자 쇼트트랙에 걸린 4개의 금메달 ‘싹쓸이’를 의미한다.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금메달 26개 중 21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 중 한 대회에서 4개의 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없었다. 동계는 물론 하계올림픽을 통틀어도 마찬가지다. 동계올림픽 3관왕은 역대 두 명이 있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의 안현수(32·러시아 귀화)와 여자대표팀의 진선유(29)가 주인공이었다.

6세때 처음 스케이를 탄 최민정이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은 시점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스케이트를 배우기위해 서울 혜화초에서 성남 분당초로 전학을 갔고, 서현중 2학년 때 태극마크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후 최민정은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에도 2연패를 달성하며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21·한국체대)와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노리던 최민정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넘어지고 실격 판정을 받는 등 불운을 겪으며 개인 종합 6위로 밀려 평창 올림픽 직행 티켓도 놓쳤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최민정은 지난해 10월 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4관왕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 종목 석권이 가능한 기량임을 이미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반드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민정이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가장 신경을 쓰는 이유다.

최민정이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선 500m 금메달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쇼트트랙은 전통적으로 500m에서 약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남자 500m에서 채지훈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m는 순간적인 힘을 내서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체격 조건이 좋은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여자 쇼트트랙에서는 최근 중국이 4회 연속 500m 금메달을 가져갔다. 최민정은 “500m는 주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도전자의 입장”이라며 “부담감 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스타트와 스피드를 보완해야 한다”며 금메달을 향한 도전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민정이 대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선수들의 반칙과 물귀신 작전도 조심해야 한다. 중국 선수들은 레이스 중 ‘나쁜 손’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민정은 “중국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오심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맞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선수들의 집중 견제에 대해서는 “경기 전술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며 “중국은 순간 스피드가 좋은 편이다. 우리도 이에 맞게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하면서 순간 스피드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최민정의 4관왕 달성에 대한 외신 전망은 밝다. 최근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평창올림픽의 종목별 메달 후보를 예상하면서 최민정이 여자 쇼트트랙 500m, 1,000m, 1,500m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이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우승할 것으로 전망해 최민정이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 것으로 내다봤다. SI는 “한국이 지금까지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적이 없다”면서도 최민정을 이 종목 우승자로 전망했다.

강릉에 입성한 최민정의 표정도 밝았다. 최민정은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며 “그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어떤 결과가 나와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욕심이 나는 종목을 묻는 말엔 “골고루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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