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장 내년이후 둔화 전망 총수부재로 M&A등 결정못하고 표류 전장분야 등 투자시기 놓칠까 우려

내달 17일은 뇌물 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난 1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경영은 구심점을 잃었다.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 일상적인 경영 행위만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는 단일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0조 시대를 열어젖혔지만 미래를 책임질 ‘포스트 반도체’의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31일 오히려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삼성전자가 절감하는 최대 고민은 미래 먹거리 확보다.

삼성전자는 내년 이후를 상당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기로 접어들며 산업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삼성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진 데 따른 위기의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하만 이후 투자 시계가 사실상 멈춰 있다.

삼성의 임직원들은 한결같이 “반도체 성장이 정체되는 내년 이후가 걱정”이라고 털어놓는다.

앞서 윤부근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그룹을 대규모 선단(船團)에, 이 부회장을 선단장에, 자신은 선단을 구성하는 한 어선의 선장에 비유하며 “워낙 변화가 빨라 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인데, 선단장이 없어 잠도 못 자고 무섭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는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란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올해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 이후엔 정체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황금포트폴리오의 효과 또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성숙 국면에 들어가면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위험을 분산하며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반도체가 부진하면 휴대폰이 실적 성장을 이끌던 2013년이 대표적이다. 2013년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매우 강했던 시기로, 스마트폰 부문(IM)에서만 삼성전자는 2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당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6조8900억원으로 비교적 적었다. 하지만, 휴대폰은 이미 시장이 포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에서마저 성장 동력을 상실하면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삼성은 자동차 전장을 택했지만, 이도 결국 2년 전에 인수를 결정한 하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장 분야에 경쟁력을 가진 전후방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과감한 인수합병 투자를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글로벌 IT기업들의 왕성한 인수합병 투자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삼성의 미래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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