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소득 대비 부채비율↑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과 반대 현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나이가 들수록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상승하면서 노년층의 재정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주택 등을 매입해 부채는 여전히 많지만 금융자산이나 소득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세대별 가계부채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과 달리 연령이 많을수록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은 중·장년층이 되며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졌다가 노년층에 진입할수록 낮아졌지만, 한국은 정 반대의 현상을 보인 셈이다.
실제로 주요국들을 살펴보면, 65∼74세와 비교할 때 75세 이상 가구에서 소득 대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한국과 네덜란드, 스페인 등 3개국뿐이었다.
이처럼 노년층의 부채 비율이 높은 것은 유럽, 미국은 생애 주기에 걸쳐 빚을 줄이지만, 한국은 빚 조정 시기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늦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는 70대 들어서야 부채 조정 작업을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이 50대 중반부터 부채와 자산을 축소하는 점을 보면 10~20여년 늦게 시작하는 셈이다.
또 부채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소득이 더 빨리 감소한 영향도 있다. 연금제도가 미성숙해 노년층이 노후 생활을 위해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택을 전·월세로 내주면 임대 보증금이 부채로 잡혀 빚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뒤 가처분소득을 더한 ‘부채 상환 후 생활여력’도 다른 연령대보다 노년층이 하위계층인 1, 2분위에 몰려 있었다. 축적한 실물 자산이 많아도 소득이 낮아 유동성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2013∼2016년 전체 주택 실수요와 투자수요 금융부채는 각각 연평균 17.6%, 19.7% 늘었다. 이는 총부채(가계신용) 증가율 10.6%, 명목소득 증가율 2.0%를 웃도는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노년층에 들어가면 그간 축적한 자산을 소모하며 생활하는데, 우리나라는 가진 집을 팔기보다 오히려 실물 자산을 늘려가는 모습이 다른 국가들보다 특이하다”라며 “수입은 줄어드는데 빚은 늘어 노년층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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