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美ㆍ中ㆍ日ㆍ러 정상회담 ‘슈퍼위크’ -日, 인도ㆍ태평양전략 ‘코리아 패싱’ 우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 대통령의 외교구상인 ‘균형외교’가 시험대에 오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아시아 순방과 맞물려 한반도 주변국 간 굵직굵직한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이번 주는 말 그대로 ‘슈퍼위크’로, 향후 북핵문제와 동북아정세의 큰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일본,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베트남 다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개국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셈이다.

문 대통령도 오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낭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슈퍼위크를 맞아 균형외교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싱가포르에서 방영된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전통적 입장을 계속 유지하되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해졌다며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방한을 코앞에 두고 북한 금융 관련 18명을 추가 제재하는 등 대북 독자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나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밝힌 것은 모두 균형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미국과 세계질서를 양분하는 주요 2개국(G2) 일원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균형외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우고, 박근혜 정부가 중국 전승절 외교를 펼친 까닭이기도 하다.

문제는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시도가 각각 미국의 반대와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갈등으로 사실상 좌초했다는 점이 보여주듯이 현실적으로 균형외교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균형외교에 대해 부정적인 돌출발언을 쏟아내기라도 한다면 문 대통령의 구상은 출발부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국내적으로도 보수야당은 자칫 한미 간 엇박자로 비칠 수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광해군 코스프레’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4군 전략대화’ 체제 구축을 통한 인도ㆍ태평양전략을 밀어붙이며 ‘코리아 패싱’을 노골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균형외교에 대해 “과거의 균형자론과는 달리 미중 사이에서 기계적 균형을 잡자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이 기본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나가자는 취지로 미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됐던 노무현 정부 때의 기계적 균형이나 줄타기 외교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중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는 것으로 특히 북핵이라는 당면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큰틀의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 입장에서 독자노선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장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끝난 이후에도 치밀한 전략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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