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단 2번째 순서…최룡해 명실공히 ‘2인자’
-김기남, 최태복 등 원로 제외…권부 세대 교체?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북한이 지난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열고 당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한 가운데, 내부 권력 서열의 변화도 엿보인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가 급부상한 반면, 지난해 5월 북한 7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기남, 최태복 등은 ‘지는 별’이 됐다.
북한의 라디오 매체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전날 열린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20주년 중앙경축대회에서 ‘주석단’에 앉은 간부 25명을 언급했다.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은 전날 조선중앙TV와 마찬가지로 간부들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순으로 거명했다.
이전까지 북한 매체들은 주석단 간부들을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 순으로 주로 거명해왔다. 이번에는 최룡해가 두번째, 박봉주가 그 다음으로 언급돼 황병서를 앞지른 것이다.
주석단은 북한 공식 행사 때 일반 좌석과 달리 행사장 단상에 위치한 일종의 귀빈석이다. 당ㆍ정ㆍ군 간부들은 공식 권력 서열에 따라 주석단 자리가 정해지며, 주석단 중앙에서 멀어질 수록, 앞줄에서 뒷줄로 갈수록 권력서열이 낮아진다. 북한 매체가 호명하는 주석단 간부의 순서는 북한 내부 권력의 공식 서열을 반영하기 때문에 당 전원회의 직후 북한 권부의 판도가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최룡해는 당을, 박봉주는 경제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서열이 높아진 배경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에 권력을 집중하고 경제 발전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대내외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최룡해는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원으로 보선되고, 당 중앙위 부장에도 임명돼 당ㆍ정ㆍ군을 아우르는 확고한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지난해 5월 북한의 7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거 당 비서)으로 임명된 김기남, 최태복, 곽범기, 리만건은 이번 주석단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9명 가운데 최룡해,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김영철 등 5명만 주석단에 앉았다. 또 이번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새로 선임된 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박태덕, 안정수, 최휘 등 6명 모두 주석단에 자리했다.
북한이 이번 인사에서 ‘해임 및 선거’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미뤄보아 김기남을 비롯해 이번 주석단에서 배제된 4명은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과 최태복 등은 고령의 원로 인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권부의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