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만원 달성공약…상관관계 논란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최저임금 1만원’을 놓고 일각에서 속도조절 주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의 주된 논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많아져 소비가 촉진되고, 기업 매출증가로 이어지면 기업의 이익과 투자도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되고 근로자들의 고용과 소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을 부른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계기업의 퇴출을 촉진, 산업구조조정 촉매로 기능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최저임금 1만원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발생한 경제적·사회적 약자들을 사회가 따뜻하게 보듬어 빈곤과 소득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인도주의적 정책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인과관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적정하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이야기일뿐, 단기간에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현실적으로 그같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저소득층의 빈곤해소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뿐 아니라, 오히려 취약 근로자들의 고용위기를 초래하고 영세사업자의 생존기반을 위협함으로써 되레 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15 고용전망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고용영향평가’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7.1% 오르면 고용은 약 6만명 줄어들고 소득·소비 확대로 유발되는 일자리는 최대 6만3984명에 달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노동연구원은 그 이상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가 300여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를 경우 대응책’을 묻는 설문에 56%가 ‘신규 채용 축소’라고 답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근로자 전체의 소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서울대 이정민 교수의 2016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최저임금 1% 인상이 0.15% 일자리 감소를 초래하고, 10% 이상 인상되는 경우 근로자 임금총액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최저임금을 못받는 노동자도 늘고 있다. 많이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2016년 현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313만명으로 전체근로자의 14.6%(미만율)에 해당한다. 2006년 144만명에서 2배 이상 급증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격차 해소에 기여한다는 부분도 사실과는 다르다. 최저임금이 12.3%로 가장 크게 오른 2007년의 소득하위 20% 임금대비 상위 20% 임금의 비율인 ‘소득 5분위 배율’은 0.22 올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임금격차가 오히려 더 커졌다. OECD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중 역시 2006년 24.9%에서 2007년 26.0%로 오히려 늘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근로자의 80%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다수는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준비가 아직 돼있지 않다”며 “시기를 2020년으로 못박지 말고 물가, 생계비, 생산성, 기업의 지불능력,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성장과 양극화를 극복하고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꿀지,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 증대로 오히려 우리 경제의 더 큰 그늘을 지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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