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로 인정 사상 첫 선친 이어 2대째 수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에 이어 한ㆍ미 경제협력과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 밴플리트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뚜렷한 비전과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 중인 최 회장 경영 철학의 결실로 평가된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설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최 회장에서 ‘밴 플리트 상’을 수여했다. 이번 수상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등으로 순탄치 않은 한ㆍ미 관계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SK그룹은 물론 국내 경제계에 남다른 의미로 평가받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밴플리트 상’을 수상한뒤 토마스 허버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과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밴플리트 상’을 수상한뒤 토마스 허버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과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밴플리트 상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한국 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인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지난 1995년부터 매년 한미 상호이해와 우호증진에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해 오고 있다.

국내 재계 인사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수상 한 바 있다. 최 회장처럼 부자(父子)가 수상자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은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하고자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비롯됐다.

최 회장은 수상 연설에서 “오늘 수상의 영광을 선친에게 돌린다”면서 “그분이 일궈놓은 업적을 이어받은 제가 작고 보잘것없는 공으로 대를 이어 상을 받아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선친은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일류국가가 될 길은 인재밖에 없다는 신념 아래 유학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유학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선친의 뜻을 이어 인재양성과 학술교류, 한ㆍ미 양국간 투자와 협력 등 고등교육재단과 SK가 해온 일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그의 수상 소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최 회장의 소신 발언으로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기조연설에서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경제규모를 GDP 대비 3% 수준으로 만들어보자”며 “사회적기업 10만개를 만들어서 10년뒤에 잠실스타디움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지난 6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선 “사회와 함께 하는 공유인프라를 통해 누구나 창업하고 사업을 키울 수 있고,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은 구조가 만들어지면 대한민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도시바 인수에도 이런 일련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의 철학을 접목했다.

그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고 (미국에서) 매각 중지 가처분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해 도시바와 SK하이닉스가 상생의 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 가운데 유일하게 반도체 경험을 가진 산업자본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생존에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란 자신감이 묻어난 발언이다. 이번 매각이 SK하이닉스에게만 도움이 되는 일방 구도가 아닌 도시바와 하이닉스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윈윈구도의 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4월 연세대에서 열린 사회성과 인센티브 행사장에서도 당시 초미의 관심사였던 도시바 메모리 부문 인수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회성과 인센티브 행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순식 기자/sun@


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