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수순 박근혜 정부 주요 정책들
규제프리존법 본회의 상정도 못해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차떼고 포떼고…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 개혁의 한 축이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은 이미 없던 일이 되는 상황에 처했다. ‘박근혜표’ 경제활성화법안인 규제프리존법(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도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고 있다. 아울러 전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중추였던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 정부에서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합병되면서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결국 없던 일로’=기획재정부는 최근 김용진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련 후속조치 방안’을 의결했다. 말은 ‘후속조치’지만 실제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 폐기를 의미한다. 공운위는 우선 성과연봉제 권고안의 이행기한을 없애고 각 기관이 기관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시행방안 및 시기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성과연봉제 관련 취업규칙을 재개정해 종전 보수체계로 환원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성과연봉제를 유지하거나 변경하는 방안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대부분 공공기관의 노조나 직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해온 만큼 사실상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폐기는 사실상 정권 교체 이후 정부 정책이 180도 바뀐 첫 번째 사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내걸고 추진하던 성과연봉제 확대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수개월 만에 180도 바꾸면서 정책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표’ 경제활성화법안 규제프리존=규제프리존법은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치권에 통과를 호소할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인 법안이지만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선 야당의 ‘신중론’에 부딪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규제프리존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별로 미래성장을 견인할 바이오헬스, 스마트기기, 자율주행자동차 등 27개 전략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네거티브 방식(금지 조항 외에는 모두 허용)’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게 골자다.
전남도지사 출신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 청문회에서 규제프리존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당과 이야기해보겠다”고 밝혔고, 김 부총리 역시 “규제프리존법은 대기업 특혜가 아니다”라며 긍정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규제프리존법을 ‘재벌특혜법’으로 규정해 반대하고 있다. ▶쪼그라진 창조경제혁신센터=‘박근혜표 창조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은 오는 30일 문을 닫는다.
추진단에는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서 파견 나온 50여명이 근무했다. 상당수는 이달 내 소속기관으로 복귀해 ‘창조경제 꼬리표’를 떼낸 게 된 점을 후련해 한다는 후문이다.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되지만, 전 정권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과거 정부의 ‘적폐’라는 비난에 아예 유사기관으로 흡수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단 창업지원 전문 조직이란 특성을 살려 변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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