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통상기능 외교부로 다시 재편하나 -美ㆍ中 사드ㆍ통상 놓고 이중압박…文, 강경대응 나서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빅2’의 통상압박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문 대통령은 통상외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4년 만에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의 통상기능을 외교부에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산자부에서 통상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선기간에 수차례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27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상조직을 외교부에서 산자부로 이동시킨 것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었고 통상부문은 다시 외교부로 맡기는 것이 맞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산하의 통상교섭본부는 장관급 정무직인 통상교섭본부장의 책임 하에 차관보급의 통상교섭조정관과 자유무역협정(FTA)교섭대표 및 5국 17과로 구성됐다. 하지만 현재 산자부의 통상차관보, 교섭실 등 2실 4국으로 구성돼 있다. 책임자가 장관급에서 차관(보)급으로 격하된 것이다.
통상기능을 놓고 외교부와 산자부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외교부 측은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의 급이 낮아진 것만으로도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양자ㆍ다자간 통상에서는 국제통상법ㆍ국제정세ㆍ상대국 정치동향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산자부 측은 “통상분쟁에서 수세적 입장을 달리해야 하는 나라라면 오히려 정무와 통상을 분리하는 것이 우리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계에서는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처럼 통상 전문 부처를 만들고 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약대로 조직개편을 추진할 경우, 통상조직은 외교부로 복원된다. 이후 외교부 내 통상조직을 중심으로 호주, 싱가포르, 멕시코, 칠레 등 자유무역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함께 ‘통상 선진국가클럽’(이른바 서울클럽)을 구성하는 움직임이 이뤄질 전망이다.
탄핵정국과 맞물려 ‘스트롱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논란, 그리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비용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부처 당국자들과 구체적 상의없이 한미 FTA 재협상 및 종료나 한국에 사드배치 비용부담을 주장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이때마다 외교부와 산자부는 동분서주하며 상황파악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의 통상압박은 가중됐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사드보복은 한국산 화장품 등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는 등 비관세장벽을 적용한 형태로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양자ㆍ다자간 무역채널을 통해 중국의 사드보복에 이의제기하고 있지만,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 통상정책 전문가는 “경제 주요2국(G2)인 미중이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타면서 통상지식과 정무감각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산자부와 외교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우리나라는 30개국으로부터 187건의 수입규제 조치를 받고 있거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라별로 보면 인도 33건, 미국 23건, 중국 14건 순이다.
munja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