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핵잠수함 미시간호 부산항 입항 -26일 사드배치, 핵항모 칼빈슨함 동해 진입 -1차 동해, 2차 괌 등 태평양, 3차 미 본토전력 완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주한미군이 성주골프장에 사드 핵심장비인 레이더, 이동식 발사대를 26일 배치해 사실상 사드 배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이 다음 단계로 다양한 대북 군사행동 옵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패’인 사드를 완비한 뒤 ‘칼’로 급소를 겨눠 김정은을 옴쭉달싹할 수 없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 대해 군사행동을 할 수 있음을 대외적으로 밝혔고, 중국도 이를 받아들인 상황이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사드 ‘방패’ 세운 美, 대북 군사옵션 ‘칼날’도 완비

지난 25일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의 핵실험이 무산된 것 또한 이런 국제정세를 감안한 결정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을 겨냥한 강력한 미중 연대가 효과를 본 셈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미중을 의식한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미중 연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당분간 美中 눈치볼 듯…그러나=그러나 만약 북한이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미국은 지체없이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 의지가 6차 핵실험으로 이어져 사실상의 핵무기 개발 완성 단계에 이를 경우 지금보다 더욱 사태를 되돌리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미국 역시 벼랑끝 전술로 맞서는 격이다.

미국이 실질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이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통한 본토용 ‘방패’를 서둘러 완비한 뒤 ‘창’을 한반도 주변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을 막기 위한 1차 저지선을 성주 골프장 사드 기지, 2차 저지선을 괌 사드 기지, 3차 저지선을 하와이 미군기지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을 휘하에 둔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장비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며 “점점 커지고 있는 북한 위협에 맞서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디슨이 전구 발명에 성공하기 전 1000번의 실패를 거친 것처럼 김정은은 계속 노력할 것이고 조만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추가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이 언급한 미사일 방어 능력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사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령 중 한반도와 가까운 괌과 하와이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사정권에 드는 지역이다.

그는 “북한과의 싸움에서 김정은을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김정은이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단호한 대북 (공격) 결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군사옵션을 갖고 있다”며 미국 본토와 동맹국 방어를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선제타격 옵션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청문회 자리에선 그 옵션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1, 2, 3차 군사옵션은=현 상황에서 미국의 1차 군사옵션은 한반도에 배치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 등이다. 유사시 핵무기까지 발사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 동해상에 집중 배치됨에 따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초기에 제압할 수 있다.

칼빈슨호는 중소 국가의 공군전력 전체와 맞먹는 전투기 60~80여대를 탑재하고 있어 이 항모 하나만으로도 북한과의 전쟁 및 초기 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는 원할 경우 거의 무한대의 시간을 잠항하며 북한 잠수함을 탐지, 추적, 격파하고 유사시 북한 거점지역 수㎞까지 접근해 수분안에 초토화할 화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사드 ‘방패’ 세운 美, 대북 군사옵션 ‘칼날’도 완비

미시간호는 25일 부산항에 입항했고, 26일에는 칼빈슨호가 동해상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사시 주한 미군기지의 미사일 능력만으로도 북한 평양 등 주요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된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 F-22, 핵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은 유사시 즉시 북한 핵공격이 가능하다.

또한 괌 미군기지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는 재급유 없이 괌에서 출발해 2시간 만에 평양을 대규모 공습한 뒤 괌 기지로 복귀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다.

B-1B(랜서)와 함께 미군이 자랑하는 3대 전략 폭격기인 B-52(스트래토포트리스), B-2(스피릿) 역시 언제든 한반도로 투입될 수 있다.

미 본토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은 약 2시간 만에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미니트맨에 탑재된 다량의 핵탄두는 중앙 제어에 따라 원하는 지역 여러 곳을 하나의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최첨단 ICBM이다.

핵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미니트맨 등은 핵탄두 투발 능력을 갖춰 미국의 대표적인 핵우산으로 꼽힌다. 즉, 한반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1차적으로 동해상의 항공모함과 전략 잠수함 및 주한 미군기지 장거리 타격 수단이 가동되고, 2차적으로 주일 미군기지와 괌 미군기지, 하와이 미군기지 등이 지원에 나설 수 있다. 또한 3차로 미 본토 ICBM 등도 가용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와 태평양 인근에 배치된 미 전력 만으로도 북한 정권 궤멸에 충분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옵션에 대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우리의 힘으로 사회주의를 지킬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의 생명인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특단의 선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평은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주변 이동 등을 거론하며 “이 극악무도한 도발 행위는 사회주의 성새, 세계 평화 수호의 전초선을 지켜선 우리 공화국을 기어이 압살해 보려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책동의 연장”이라며 “군사적 대결이기에 앞서 사상과 이념의 대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북 정세를 분석, 평가하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이런 논평에 대해 실력상 열세가 분명한 북한이 허세를 부릴 때 사용하는 가성비 최강의 ‘입싸움’으로 여기고 있다. 북한 측은 ‘입싸움’에 대해 효과 만점의 선전전 수단으로 자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