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손배소 최소 1조5000억 기관투자자 대거 동참 할수도 분식회계 법인차원 범죄 유력 회사·회계법인 생사 좌우될듯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분식회계로 인해 입은 회사채 손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채무재조정으로 법정관리를 피하면서 손해배상채권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 이어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배임’ 책임을 피하기 위해 줄소송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대우조선 회생에 분식회계 손해배상이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서울지방법원에 대우조선을 상대로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접수했다. 아직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소송 규모가 작지만, 추후 실질적 손해가 산정되면 소송 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13일 국민연금은 대우조선과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등을 상대로 489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대우조선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왜곡된 회계정보를 제공해 주식투자에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이번 소송으로 대우조선을 상대로 한 분식회계 소송은 주식에 이어 회사채로까지 확대됐다.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소송 동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반강제(?)’로 출자전환된 채권을 일부 회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에 투자한 기관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은 물론 신협ㆍ수협ㆍ농협중앙회 모두 32곳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대우조선 회사채 3887억원 외에도 기타 기관투자자들의 대우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합치면 액수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배상규모에 따라 대우조선의 생사가 좌우될 수도 있다.
최근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을 추종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실제 이들 기관들은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손배소에도 동참했다. 국민연금이 소송을 제기하자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도 대우조선과 안진, 고재호 전 사장 등을 상대로 220억15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고, 우정사업본부도 대우조선 등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했었다.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분식회계를 이유로 대우조선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투자 손해배상 소송액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416억1100만원(33건)에 달한다.
분식회계 소송이 줄을 이으면서 은행들의 입장은 애매해졌다. 조작된 회계정보에 속아 여신과 선수금환급보증(RG)을 내준 만큼 여신의 부실로 인한 부담을 대우조선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은 하다. 하지만 이번에 채무재조정에 동의서를 제출한 만큼 대우조선 회생에 치명적인 소송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이 소송에서 이겨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으면 각 은행 주주들이 소송을 회피한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 소송을 낼 수도 있다.
대우조선은 딜로이트안진이 외부감사를 맡았던 2013년과 2014년 2년간 단일기업으로는 단군이래 최대인 5조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금융당국은 삼정KPMG가 외부감사인이던 2008년~2012년 기간의 분식회계 여부도 조사 중이다. 대우조선 분식회계는 개인 일탈이 아닌 법인 차원의 계획적 범죄가 유력한 상황이다. 회사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역대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재무관리부문장(부행장)를 역임했던 이들이다. 금융당국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대우조선에 과징금 45억원을 부과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