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오르면 가계빚 늘고, 소비 줄어 -구조조정ㆍ업황부진, 기업들 투자 안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경제가 가계와 기업을 중심으로 활기를 잃어가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회에서 “앞으로 2%대 중반의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한 ‘현안보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에 부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장기금리가 1% 상승하면, 우리나라 장기금리가 0.29~0.46%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가계 부문이다. 가계 신용이 135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부담이 늘어 그만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한은은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연간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 역시 부담이다. 기업은 지난해 업황 부진과 함께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빚조차 빌리기 어려웠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20조8000억원으로 전년(48조3000억원)의 절반도 안됐다. 시장에서 조달하는 회사채는 순발행액이 -6조원으로, 2015년(-9000억원)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물론 빚을 내지 않으면서 부채비율 등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은 73.4%로, 전년 동기(79.6%)보다 6.2%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올해도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면 당장 자금 압박 때문에 투자에 더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처럼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증대하고 있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충격은 감내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 평균은 14.92%로, 국제 기준인 8.625%를 크게 웃돈다. 대외지급 능력 역시 순대외채권이 지난해 말 789억 달러 증가한 4034억 달러를 기록했고, 외환보유액도3700억달러를 상회해 안심할만한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중도 27.6%로 낮은 편이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국내 경제는 민간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설비투자 개선에 힘입어 2%대 중반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ㆍ중 교역여건 변화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