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주된 축은 뇌물공여 혐의다.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승계를 위한 계열사 합병 등에 청와대 지원을 받고 그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줬다는 게 핵심이다. 특검은 앞서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 시 적시한 430억대 뇌물공여 혐의 외에 추가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신규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삼성 측에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과 삼성이 최씨 측에 마필 구매를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 등이다. 1차 영장 청구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특검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한 대가로 삼성이 청와대를 등에 업고 여러 가지 특혜를 누렸다는 정황 증거들이 추가된 것이다. 특검 입장에서 1차 영장의 기각 사유였던 상당성(타당성)의 결여를 메울 보강 증거들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청탁이나 로비 시도도 없었으며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씨에 대해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은 삼성 합병 이후 공정위가 삼성 순환출자 문제를 심사하면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공정위가 2015년 12월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공정위가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청와대 지시로 처분 규모를 500만주로 줄여줬다는 것이 뼈대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특혜 의혹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합병 당시 삼성SDI 보유 주식의 처분 필요성에 대해 로펌 2곳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그대로 보유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을 받았으나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거쳐 2015년 12월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 마련, 2016년 2월 말까지 500만 주를 처분하도록 했고, 삼성SDI는 이 결정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 16.54%에 달하는 등 삼성 대주주의 지분이 39.85%였기 때문에 삼성SDI가 전체의 2.64%에 불과한 500만 주를 추가로 처분하더라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한다.
특검이 추가로 확보한 다른 혐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삼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금융위 산하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해 3년 연속 적자였던 삼성바이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이 가능했다는 게 주된 혐의 내용이다.
삼성은 “코스피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해외 제약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전문회사여서 상장을 한다면 나스닥 상장이 적합할 수 있는데, 한국거래소가 2015년 11월 상장규정 변경 발표 후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지속적으로 권유해 이듬해 4월 이사회에서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가 작년 10월 초 사들인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의 구매를 삼성이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도 보강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다.
하지만 삼성은 여러 차례 반박 자료를 내고 “블라디미르 구입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