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밥솥시장 프리미엄화 주도하며 사상 지난해 최대실적 대유, 광고비 증가로 실적 ‘흔들’…밥솥 수익성 찾기 고민 쿠쿠, ‘지키느냐, 뺏기느냐’ 지난해 4분기 밥솥 부문 실적 개선 ‘관건’

‘밥솥삼국지’의 1라운드가 끝났다. 쿠쿠전자와 쿠첸이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대유위니아가 뛰어든지 1년 만이다. 현재까지 성적표는 쿠첸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쿠첸은 지난해 밥솥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대유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남은 것은 쿠쿠. 쿠쿠의 성적표에 따라 새 경쟁체제를 맞은 밥솥시장의 성장서열은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밥솥시장에서 맞부딪힌 두 생활가전 명가인 쿠첸과 대유의 표정은 극명히 엇갈렸다.

쿠첸은 만면에 함박웃음을 띠었다. 쿠첸은 지난해 총 2726억원의 매출과 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매출(1058억원)과 영업이익(22억원)보다 각각 157.7%, 353.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16억원에서 61억원으로 275.6%나 껑충 뛰었다. 모기업인 리홈쿠첸에서 2015년 9월 독립한지 1년3개월만의 성과다.

업계는 쿠첸의 가파른 성장세가 주사업인 전기압력밥솥의 판매량 증가에서 비롯됐다는데 주목한다. 쿠첸은 실제 지난해 9월 IH밥솥 ‘명품 철정 미작’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이끌었다.

이대희 쿠첸 대표는 당시 “프리미엄 밥솥시장에서 쿠첸이 한단계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주력제품 및 시장에서 경쟁력과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쿠첸표(標) 철옹성’을 쌓은 셈이다. 이 회사는 또 업계에서 가장 먼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밥솥을 출시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대유는 선발주자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유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67억원, 77억원. 전년보다 매출은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18억원에서 25억원으로 78.8% 줄었다. 밥솥 신제품 출시에 따라 광고비가 급증한 반면, 수익은 나지 않았다. “김치냉장고에 이어 밥솥도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던 포부가 무색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쿠쿠다. 지난해 3분기까지 총 5342억원의 매출과 7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수기 등 렌탈사업이 전체 매출의 32.1%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IH압력밥솥의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총액으로는 쿠첸을 압도하지만, 밥솥 단일시장에서만큼은 더이상 1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밥솥시장의 서열이 흔들릴 수도 있다.

밥솥업계 한 관계자는 “쿠쿠가 밥솥부문의 수익을 토대로 신사업을 다방면으로 개척하는 반면, 쿠첸은 주력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후발주자인 대유가 어떻게 포지셔닝을 하느냐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