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대비 인건비 증가폭 2배 호봉제로 성과없이 연봉 인상 성장동력 못찾는 경영진 탓도 은행원들의 높은 인건비가 은행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은행이 거둬들인 수익에서 인건비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지만, 수익성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경영진의 책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9∼12월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7개 금융업권 138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내은행의 억대연봉자 비중은 32.9%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카드ㆍ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15.2%)의 두배 이상이다. 전 금융회사 억대연봉자 직원 비중은 평균 24.8%다. 문제는 은행 종사자의 고연봉이 높은 성장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은행그룹의 비용구조가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인건비 증가율은 총이익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최근 10년간(2005~2015년) 국내은행의 연평균 인건비 증가율은 3.9%로 총이익 증가율(1.9%)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국내 4대 금융지주(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의 총이익 연평균 증가율은 4.8%였고 인건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7.4%에 달했다.

더 뱅커(The Banker)가 선정한 100대 글로벌 은행그룹 평균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분명해진다. 같은 기간 글로벌 은행그룹의 최근 총이익 성장률은 6.9%로 국내은행 성장률보다 5% 포인트 높았다. 반면, 인건비 성장률은 6.7%로 총이익 성장률보다 낮았다.

인건비 증가 속도가 빠르다 보니,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1년 24.4%에서 2015년 33.2%로 상승했다. 글로벌 은행그룹이 같은 기간 28.9%~29.8%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것과 대비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1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은행의 고용체계는 호봉제 성격이 짙어 같은 일을 해도 인건비 증가가 해마다 3~4% 정도 늘어난다”며 “인건비 부분에서 결국 직무에 기초한 임금체계를 만들어야 총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수익 증가율이 부진한 점을 놓고선 국내은행 자체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외은행이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은행은 예대마진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국내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6.1%로 글로벌 100대 은행(58.6%)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통화에서 “인건비 증가율이 높다는 것도 알지만 은행 스스로 선진적인 투자 기법을 동원해 수입원천을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재산이나 담보가치에만 집중하지 말고 기업의 사업성이나 전망을 보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게 오히려 수익률이 높고 시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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