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새 혐의 추가” VS 삼성 “새로운 죄명만 추가” - 특검의 재산국외도피 VS 삼성, 컨설팅계약 허위 아닌만큼 용역계약 외환거래신고하지 않아도 돼 - 특검의 범죄수익은닉 VS 마필 등 삼성전자 소유해 특검 주장 사실과 달라

[헤럴드경제=박일한ㆍ권도경 기자] 이재용(49ㆍ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과 특검 간 날선 법리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박영수 특검팀이 지난 14일 이 부회장에 대해 새로운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자 삼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검과 삼성을 둘러싼 기류는 지난달 구속영장을 처음 청구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달말 수사기한이 종료되는 특검은 4주동안 보강조사를 벌여 새로운 혐의로 공격논리를 재정비했다.

삼성도 그룹의 명운이 걸린만큼 배수진을 쳤다.

삼성은 16일 오전으로 예정된 법원 영장실질 심사에서 특검 혐의의 부당함을 파고들면서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아야하는 방어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새 혐의 추가…삼성 “새로운 죄명만 추가”=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적시한 혐의는 다섯가지다.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위증 등이다.

뇌물공여, 횡령, 위증은 지난달 16일 1차 구속영장 청구 때 포함됐던 혐의다.

이번에 ‘재산국외도피죄’와 ‘범죄수익은닉죄’를 추가했다.

삼성 측은 “새롭게 추가된 사실관계는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비덱스포츠(코어스포츠)간 용역계약 체결, 삼성전자가 마필 등을 구입하기 위해 독일로 송금한 행위 등에 대해 새로운 죄명들만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혐의에서 가장 큰 부분은 ‘뇌물공여’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주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합병 등에서 청와대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영장 기각 후 4주간의 보강 수사를 통해 삼성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독일의 최순실 소유회사 코레스포츠에 78억원을 송금한 것이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간 용역계약이 허위로 삼성전자가 마필을 소유한 적도 없으므로 삼성전자가 독일로 송금한 돈은 ‘최순실에 대한 증여’라고 보고 있다.

즉 외환당국에 증여와 해외송금을 신고하지 않아 국외재산도피에도 해당한다는 논리 구조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컨설팅 계약은 용역계약인만큼 외환거래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뇌물’임을 전제로 해 기존 사실관계에 새로운 혐의를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컨설팅 계약 체결은 허위가 아니고, 마필 등도 실제 삼성전자가 소유하고 있어 특검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 특검의 범죄수익은닉…마필 삼성전자 소유해 사실과 달라 = 특검은 이번에 청구한 2차 구속영장에서 삼성이 지난해 10월 최순실씨 딸 정유라(21) 씨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 ‘블라디미르’ 등을 우회 제공한 혐의를 뇌물공여에 추가했다.

삼성이 비타나V 등 정씨의 기존 연습용 말 두 필을 덴마크 중개상에게 넘기고, 돈을 더 얹어주는 방식으로 훨씬 더 비싼 블라디미르 등 명마 두 필의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허위 계약서가 이용돼 범죄 수익을 숨겼다고 보고 ‘범죄수익은닉죄’를 적용했다.

특검은 삼성의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뇌물’ 즉 범죄수익이라는 점을 전제했다.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 삼성전자의 마필 구입과 매각 계약 등 모두 허위인만큼 범죄 수익 발생 원인과 처분 사실을 가장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은 “기존 사실관계에 새로운 혐의를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실제로 마필을 구입해 소유하고 있다가 2016년 8월 마필을 매각한 것이므로 특검 측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삼성이 비선실세인 최순실(61)씨 측에 건넨 돈의 성격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으로 흘러들어간 삼성 지원금의 성격이 뇌물인지, 강요 때문에 팔을 비틀려 내놓은 돈인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법적 지위는 달라진다.

특검은 삼성이 최 씨 모녀를 지원한 대가로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보강수사에서 삼성그룹 순환출자해소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청와대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외압을 행사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후 삼성SDI가 순환출자 규제에 따라 팔아야할 삼성물산 지분을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여줬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공정위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라면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시 삼성SDI 지분 변동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결과물이였다.

양사 합병으로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0개에서 7개로 감소한 반면 기존 순환출자 고리는 3개가 강화됐다.

이에 공정위가 법적 검토를 거쳐 삼성SDI에 통합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팔라고 지시했고 삼성은 이를 이행했다.

공정위가 처분을 권한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은 지분율로 따지면 2.64%다.

당시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삼성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39.85%였다. 우호지분인 KCC 지분 8.97%를 합치면 절반에 육박한다. 지분 2.64% 매각 여부는 삼성그룹 지배력 차원에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박일한 ㆍ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