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개 기업집단 총수 가족, ‘부모ㆍ자녀’ 36명 함께 100대부호 포함 - 총 61조 소유, 부모 37.8조 vs 자녀 21.1조 - 롯데 등 2곳 ‘승계 마무리’수순…10곳 ‘부모 자산’합계 자녀 갑절 이상 [SUPERICH=홍승완ㆍ윤현종ㆍ민상식ㆍ이세진 기자] 한국서 개인 자산이 가장 많은 100대 부호 가운데 36명은 부모와 자녀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국내 최대 기업 집단 삼성 등 13개 오너일가를 아우른다. 부모를 비롯, 남매ㆍ형제 중 1명 이상 포함된 곳을 합한 수치다.

촌수로 보면 1촌. 가장 가까운 가족인 이들이 소유한 자산 합계는 61조 199억 원이다. 이 중 ‘부모’ 15명은 37조 8846억 원을 갖고 있다. 나머지 23조 1353억 원은 자녀 21명 몫이다. 상당수가 자식 세대로 이전됐거나, 이전을 대기 중이다.

100대 부호 명단에 1촌 가족을 함께 올린 이들 13개 총수일가 중 롯데 등 3곳은 부모보다 자녀 자산이 더 많았다. 두 곳은 재산과 함께 경영권 승계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기업집단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나머지 10곳은 자녀보다 부모 자산이 많았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ㆍ한미약품 등 7개 집안은 부모 몫이 자녀보다 1.5배 이상 컸다.

▶ 롯데 등 2곳, 부모는 ‘일선은퇴’=슈퍼리치가 이달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2017 한국 100대부호’에 따르면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 등 3명의 자산 합계는 3조 3620억 원이었다. 아버지 신격호(95) 총괄회장(6880억 원ㆍ한국 내 자산 기준)보다 2조 6739억 원 많았다.

물론 이는 국내 주식ㆍ부동산 자산을 위주로 집계한 결과다. 하지만 사실상 ‘2세 체제’로 넘어간 롯데의 현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분석이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 자리에서 내려왔거나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엔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등기임원 임기가 끝났고, 재선임은 없었다. 올해엔 롯데건설ㆍ롯데쇼핑 등기이사 임기가 끝난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 신 총괄회장 지분율은 신동주ㆍ신동빈 형제의 10분의 1 미만이다.

효성 총수일가는 부모-자녀 간 자산격차가 롯데 다음으로 크다. 조석래(82) 전 회장 명의의 상장사ㆍ비상장사 자산 등을 합친 금액은 4729억여 원이다. 반면 조 전 회장 장남 조현준(49) 효성 회장은 9048억 원을 갖고있다. 3남 조현상(46) 부사장 자산은 6640억 원이다. 두 아들의 자산은 아버지보다 1조 960억 원 많다.

조 회장의 경우 지주사 효성 지분을 계속 사들이며 최대주주(지분율 14.16%)로 올라선 상태다. 아울러 지난달 그룹 회장에도 공식 취임했다. 조현상 지분율도 12.21%로 2대주주가 됐다.

재계 서열 22위 영풍그룹도 자녀들 자산이 부모보다 많은 오너 일가다. 이 집안의 두 아들은 영풍전자를 이끌고 있는 장세준(43)부사장이 첫째. 장세환(37) 서린상사 대표이사가 둘째다. 100대 부호에 포함된 형제의 자산 합계는 6455억여 원이다. 아버지 장형진(71) 영풍 회장(4741억 원ㆍ63위)보다 1714억 원 많다.

그러나 이 기업집단은 여전히 장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실제 그는 영풍의 순환 출자 고리 7개를 구성한 9개 계열사(㈜영풍ㆍ시그네틱스ㆍ코리아써키트ㆍ테라닉스ㆍ고려아연ㆍ서린상사ㆍ영풍문고ㆍ영풍개발ㆍ영풍전자) 가운데 영풍개발과 영풍전자를 뺀 7개 사 지분을 본인 명의로 갖고 지배력을 행사 중이다.

▶아모레 등 10개 집안 부모들, 36.2조 ‘승계 대기중’=하지만 100대부호에 ‘1촌들’이 들어간 13개 집안 중 롯데나 효성처럼 자산과 경영권 이전 작업이 마무리로 접어든 곳은 많지 않다. 자녀 세대 나이가 아직 어리거나, 여전히 ‘경영 수업’이 필요한 아들ㆍ딸이 많아서다.

자연스레 부모들이 쥔 자산도 자식들보다 많다. 아모레ㆍ한미약품ㆍLGㆍ동서ㆍ신세계ㆍ현대차ㆍ삼성ㆍ한화ㆍ한국타이어ㆍ동부 등 10개 기업집단 총수 또는 총수 부부, 즉 부모들이 소유한 자산 합계는 36조 2495억 원이다. 대부분 향후 자녀세대로 이전 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 지분과 부동산들이다. 자녀들의 자산 17조 5588억 원 갑절을 넘는 규모다.

특히 부모들을 포함한 총수일가 전체 자산 대비 비율로 측정되는 ‘자산 승계율’을 감안하면, 이전될 자산 규모는 더 커질 확률이 높다.

자녀 세대와 자산격차가 제일 큰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서경배(54) 회장은 7조896억 원을 갖고 있다. 100대 부호 중 2위다. 딸 서민정(26) 씨의 자산 3467억여 원보다 20.4배 많다. 지난해 12월 외국계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 한국지사를 퇴사한 서 씨는 올해부터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오산 공장에서 화장품 생산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12월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량 전환하면서 후계 승계를 위한 행보에도 첫 발을 디딘 상태다.

한미약품도 1조 2713억 원을 쥔 창업주 임성기(77) 회장의 지배력 및 경영권이 공고하다. 임 회장의 자산은 장남 임종윤(45)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산(2756억 원)보다 4.6배 많다. LG의 경우 구본무(72) 회장 부부는 아들 구광모(39) LG 상무보다 2.3배 많은 자산을 갖고 있다.

동서ㆍ신세계ㆍ현대차ㆍ삼성 등 4개 오너가(家)는 부모ㆍ자녀 간 자산격차가 1.5∼2배 사이에 분포했다. 이 가운데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 부부는 이재용(49) 부회장 남매 3명의 자산합계보다 6조 8487억 원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절대 금액으로 보면 13개 집안 중 1위다.

이 밖에 한화ㆍ한국타이어ㆍ동부 등 3곳은 자녀와 부모세대 간 자산규모가 1.3배 이하로 거의 동등했다. 이들 기업집단 ‘후계자’의 경영수업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