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SK그룹의 인수합병(M&A)및 대규모 투자 전략은 국내 최고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초일류를 노리는 최태원 회장의 ‘주마가편(走馬加鞭),’ 경영 스타일을 그대로 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일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 인수 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했다. EAA는 의약품이나 생활편의용품 용기로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합성수지를 붙이는 포장재용 접착제로, 높은 기술 진입장벽 덕에 세계에서도 몇몇 글로벌 메이저 화학회사들이 과점하고 있는 분야다. SK는 3억7000만 달러를 투자, 미국과 스페인의 생산시설 뿐 아니라 관련 기술과 지적 재산, 그리고 상표권까지 확보하며, 이 시장에서 단숨에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했다.
이번 사업 인수의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 경영환경 아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Sudden Death)가 될 수 있다”며 “미래성장을 담보할 사업구조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실천할 것”을 강하게 주문한 최 회장의 신념이다.
사업 인수를 담당한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인수로 시장 환경 변화에 강한 내성을 갖는 고부가화학 사업구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됐다”며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 장기적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고부가 화학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연이어 나오고 있는 SK그룹의 투자 및 인수합병의 특징은 ‘주마가편’이다. 정유와 석유화학, 통신 ICT, 반도체 등 지금도 국내 최고를 달리고 있는 주력 사업군에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또 필요할 경우 과감히 외부 자원을 수혈해, 향후 100년을 이끌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전날 국내 최초로 가동에 들어간 SK E&S의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 화력발전소, SK하이닉스에 날개를 달아줄 웨이퍼 제조사 LG실트론 및 반도체 관련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 SK에어가스 인수, 또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 설립 등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실제 올해 SK그룹 내 16개 주력 관계사들이 밝힌 올해 투자 계획만 1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투자 실적 보다 3조원이 커진 것이다. SK그룹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이 중 65%인 11조원은 국내 시설에 투자, 국가 경제 발전까지 함께 도모한다. SK하이닉스는 7조원을 들여 첨단 D램 및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개발하고, 또 충북에 새 공장까지 만든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도 고부가 화학 및 바이오, 그리고 5G 기반 ICT 실현에 각각 3조원과 11조원이 넘는 돈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쏟아 붙는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최태원 회장의 ‘부진불생(不進不生), 즉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경영방침 아래,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기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특히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흔들리지 말고 투자와 채용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게 최 회장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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