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동국대 대학원 박사논문 175페이지중 41페이지 표절의심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굿판에 참여했다는 논란에 이어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 내정자를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추천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인사 검증 능력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8일 동국대와 정부 산하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박 내정자가 낸 2004년 동국대 행정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의 전체 175페이지 중 41페이지에서 다른 논문과 같거나 비슷한 곳이 발견됐다. 박 내정자의 논문에서는 먼저 발표된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 6편과 흡사한 부분이 발견됐지만 출처는 명기되지 않았다.

박 내정자의 논문 153페이지의 표는 지난 2003년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이 작성한 논문의 표와 내용이 정확히 일치했다. 특히 이 표는 연구의 핵심을 정리하는 결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시군 존립, 주민편의, 접근용이 등 선택된 단어가 동일했다.

다음 페이지의 경우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조사 등 토씨까지 동일한 경우도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다른 연구자의 저작물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연구 성과물을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했을 경우 표절로 판단한다.

박 내정자 측은 과거 함께 연구한 사람들과 논문 내용이 유사하 수 있지만 박사 논문은 모두 자신이 썼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논문 연구자들은 “엄연히 베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박 내정자는 굿판 참여 전력과 전생체험을 언급한 저서 내용으로 최순실 사건으로 불거진 ‘샤머니즘’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지난 5월 광화문에서 열린 ‘구국 천제’ 기도회에 진행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내정자는 하늘에 올리는 편지인 ‘고유문’을 직접 낭독해 단순 참여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2013년 출간한 저서 ‘사랑은 위함이다’에서 그는 “명상하는 동안 47차례 지구에 다른 모습으로 왔다”며 “동학농민운동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박 내정자는 “평상시 대한민국 위상 제고와 민족정기 선양에 관심이 컸다”며 “북한의 전쟁위협과 지진 등으로 사람들이 불안해해 문화행사라도 열자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박 내정자를 ‘무속장관’으로 규정하고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박 내정자 인선을 발표할 당시 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았다고 밝힌 만큼 김 내정자 역시 부실 인사 검증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