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이달 초부터 국내 최초로 천정과 창문이 모두 개방되는 단층 시내관광버스가 서울시티투어 노선에 투입된다. 만트럭버스코리아의 ‘MAN 라이온스 투어링(Lion’s Touring)’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봄 여름 가을에는 개방하고, 겨울에는 폐쇄형으로 전환해 4계절 모두 도심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

이 버스를 인도 받은 서울시티투어버스 운영사 측은 “20년 가까이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면서 날씨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행할 수 있는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MAN 라이온스 투어링을 국내 최초로 받게 되어 매우 흡족하다”고 밝혔다. 만트럭버스코리아의 막스 버거(Max Burger) 사장도 “한국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20년 넘게 사업을 해온 고객의 요구사항을 청취해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버스 구매 고객의 입장에 대한 관심만 높았지, 이를 이용할 승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클럽&요트에서 진행된 MAN 라이온스 투어링 버스 런칭 행사 중에 있은 기자들의 질의 응답 시간에는 고객이 아닌 승객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창문이 개방되는 뒷쪽 자리에 안전바(bar)가 상대적으로 높게 설치돼 성인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 사고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안전바가 좌석에 앉은 성인 얼굴 정도 높이에 위치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사이로 어린 아이의 추락 사고가 우려된다는 얘기였다.

이에 만트럭버스코리아 측에서는 “좌석에 안전벨트를 매게 되어 있다”며, “안전 관련 안내 방송을 계속 드릴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는데, 운영에 주의를 기울여 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였다. 깨진 창문은 방치한 채 경고 방송만 반복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답은 통상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다. 많은 경우 그런 사고의 중심에는 ‘자만심’이 자리하고 있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으니, 운영상 주의만 기울이면 된다는 것도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따른 것이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250년 된 만트럭버스그룹의 한국법인이다. 오랜 전통을 가진 만큼 제품에 대한 자부심도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되는 순간 소비자 중심으로 바뀐 시장에서 해당 제품이 설 자리는 사라지게 된다.

이날 막스 버거 사장은 버스 전달 기념촬영을 하면서 서울시티버스투어 길기연 고문에게 “Congratulation”이라고 말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고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Thank you” 대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 것이다. 국내 1호 MAN 버스의 첫 구매고객은 감사함의 대상이 아닌 축하받을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길 고문에게 감사의 표시를 여러번 드린 바 있다”고 해명했지만, 씨티투어버스 승객 안전에 대한 미흡한 답변만큼이나 궁색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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