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외 핵심인물들, 사태 평가ㆍ해법 마련 차원서 온도차 ‘들쑥날쑥’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청와대와의 ‘적당한’ 거리유지에 고심을 하는 모양새다. 적극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면 ‘꼬리 자르기’에 나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터다. 그렇다고 ‘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짐을 함께 지는 것도 어렵다. 당장 1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위험하다. 새누리당 대청(對청와대) 대응의 온도가 들쑥날쑥하는 이유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순실 게이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진행됐던 최고위원들의 모두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사진>는 “바로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회의실 문을 굳게 닫았다. 계파나 의원의 성향에 따라 사태를 대하는 온도의 차이가 큰 가운데, 개별 의원의 발언이 가감 없이 노출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 차원에서 청와대와의 적당한 거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실제 이날 새누리당 주요 의원들은 사태 규정과 해법 마련 차원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며 ‘백가쟁명’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무성 전 대표는 우선 청와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조절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퓨처라이프포럼 2기 3차 세미나’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대표는 “최 씨에게 조금이라도 애국심이 남아있다면 빨리 귀국해 사실을 밝히고,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연일 놀라운 일들이 보도돼 뭐라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운데, 박 대통령이 최 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볼 수는 없다”고 고도했다.
김 전 대표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아진 수위다.
당내 소장파 중 한 명인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가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집중된 2013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청와대에서 중책(정무수석 및 홍보수석)을 지낸 만큼, 최순실에 대해 아는 것은 무엇이 있었는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해야 한다”는 것이 하 의원 주장의 핵심이다.
이 외에도 당내 혁신세력 핵심인 김용태 의원은 “특검이 수사해야 할 핵심 대상은 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파”라며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피할 수 있을 뿐 특검의 수사를 피할 어떤 법적 사유도 없다”고 했다.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싸고 박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나오는 등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자 ‘냉정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경필 경기도시자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 요구는) 자칫 새누리당과 (현 사태가) 관계없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