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치 명분 여전히 유효… 개청 4년도 안 돼 이전은 정책 신뢰 훼손”

박찬대 시장에 이전 철회 공식 요구

정일영 의원·구의회에도 공동 대응 촉구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이 정부의 재외동포청 세종시 이전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재외동포청이 자리한 송도국제도시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인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정부가 지역사회와 사전 협의 없이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며 “인천 유치 당시 내세웠던 접근성과 국제교류 기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구청장은 박찬대 인천시장과 정일영 국회의원, 연수구의회에 이전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면서 재외동포청 존치 문제가 정부의 행정기관 재배치 차원을 넘어 인천의 국제도시 경쟁력과 지역 정치권의 책임을 둘러싼 현안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연수구의 핵심 성장동력이자, 구민 염원이 담긴 소중한 자산을 앗아가려는 이번 결정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재외동포청 세종시 이전이 철회되는 날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추진 방향에 재외동포청이 포함된 데 대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은 2027년 상반기 이전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 구청장이 문제 삼은 핵심은 이전의 필요성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재외동포청은 2023년 6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열었다.

당시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업이 집적된 국제도시 기반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 구청장은 “이러한 입지 여건이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개청한 지 4년도 되지 않은 국가기관을 다시 옮기려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청사 운영상 문제가 있다면 송도 내 독립청사 확보 등으로 해결해야지, 지역을 옮기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 구청장이 밝힌 재외동포청 세종시 이전은 기존의 송도 존치 요구를 정부의 이전 계획 철회 촉구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을 향한 압박도 이어졌다. 이 구청장은 박찬대 시장이 이전 발표에 보다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고 정부에 철회를 공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도 독립청사 건립을 약속했던 인천시가 정부 발표 이후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유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일영 국회의원에게는 이전 백지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구청장은 과거 정 의원이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이전 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확답을 받았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지역 주민과의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연수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공동 대응을 요구했다.

지난달 결의안에 민주당 소속 구의원 6명이 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송도 존치 요구에 동참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재외동포청 이전 논란은 연수구가 추진하는 인천해사법원 유치 문제와도 맞물리고 있다.

이 구청장은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국제기구 집적성, 인천항만공사 소재 등이 연수구의 해사법원 유치 논리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인천항만공사 제물포구 이전 공약을 거론하며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주요 기관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연수구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인천항만공사 이전과 해사법원 입지 선정 사이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별도로 검증해야 할 사안이다.

이 구청장은 재외동포청 세종 이전과 인천항만공사 이전을 막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 구의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청 세종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청사 입지의 문제를 넘어 인천이 확보한 국가기관을 지켜낼 수 있는지, 정부와 인천시가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로 번지고 있다.

정부의 최종 이전 방침과 인천시의 대응이 향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