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의 이란 상대 군사작전에 쓰이는 핵심 기지
수상한 차량들에 관한 주민신고 받고 경찰 출동해 5명 체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영국 경찰이 미국 공군 폭격기가 사용하는 영국 공군(RAF)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적발된 폭탄공격 모의 의심 사건과 관련해 남성 5명을 체포하고 테러행위 준비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대(對)테러 경찰이 이 사건에 이란이 연계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글로스터셔 경찰은 이날 0시45분께 페어퍼드 기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차량들에 대한 주민 신고를 받고 인근 웰퍼드 지역에 출동했다. 무장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 5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은 구금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페어필드 기지는 미국 공군이 이란 상대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유럽의 핵심 기지 중 하나다. 이 기지에는 미국 공군 제501 전투지원비행단과 제420 항공기지대대의 본부가 있다.
경찰은 이번 폭탄 테러 모의 의심 사건의 배후인 국가 행위자로 이란을 가장 유력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의 사보타주 작전이나 이슬람주의자들의 음모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가 초기 단계라며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진상 파악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안토니오 주스토치 선임연구원은 텔레그래프에 이번 사건이 차량탑재형 급조폭발물(IED) 여러 대를 이용한 자살공격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7월에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란 공격에 동원되는 기지는 모두 정당한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며 페어퍼드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텔레그래프 취재에 응한 익명 취재원들은 만약 이란이 이번 모의에 관련돼 있다면 범죄자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던 과거의 사례를 따랐을 개연성은 낮다며 더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페어퍼드 기지의 경계태세는 최고 수준으로 상향됐으며, 또 다른 미군 주둔 영국 공군기지인 레이컨히스 기지의 위협 수준도 두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상향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근 주민들 수백명에 대피 지시가 내려졌으며, 영국 육군 폭발물처리 전문요원들이 차량을 조사하기 위해 투입됐다. 27일 저녁에도 통제선이 유지됐으며, 일부 주민들은 밤에도 귀가하지 못했다.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에는 무장 경찰관들에 둘러싸인 채 수갑이 채워지고 상의를 벗은 상태로 바닥에 엎드린 남성 5명의 모습이 담겼다.
항공 촬영 영상에는 폭발물처리 로봇이 흰색 밴 3대 사이를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들 주변에는 커다란 검은 통들이 흩어져 있었으며, 폭발물처리 전문가들은 이 통들에 질산암모늄 연료유(ANFO) 같은 폭발물이 매우 대량으로 채워져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밴에서 발견된 물질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 내역이 피의자들이 IED 제조를 시도했을 가능성과 부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에 사는 한 여성 농민은 사건 당일 새벽에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밴들이 도로를 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이 농민은 차를 돌려서 떠나려고 하던 차에 중동계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이 나무 사이로 달아나는 것을 봤다며 “‘대체 저 사람들이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남성 중 일부가 마스크나 발라클라바(눈이나 입을 제외한 머리·얼굴·목 전체를 덮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현장에 막 도착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그들을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