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식군보다 사망 위험 38% 낮아
추가 의료비에도 비용효과성 확인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고령의 다발골수종 환자도 나이만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민창기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활용해 65~69세 다발골수종 환자의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교신저자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최수인 교수, 제1 저자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이정연 교수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의 형질세포가 악성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국내 발생 건수는 2000년 492건에서 2022년 1961건으로 약 4배 늘었으며, 전체 환자의 약 90%가 60세 이상이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주요 1차 치료로 꼽히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치료 독성과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시행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기존 근거가 서구권 연구에 집중돼 있었던 만큼, 약값과 의료비 구조가 다른 국내 의료환경에서 고령 환자의 이식 효과와 경제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2009~2024년 새로 다발골수종을 진단받은 65~69세 환자 735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58명은 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유도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고, 277명은 이식 없이 약물치료만 받았다.
생존 기간과 의료비는 환자가 치료와 재발, 사망 등의 단계를 거치는 과정을 반영하는 반마르코프 모형을 활용해 추정했다. 이를 통해 실제 관찰 기간을 넘어 장기적인 생존과 비용 효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이식군의 4년 생존율은 67.8%로 비이식군 55.0%보다 12.8%포인트 높았다. 사망 위험은 이식군이 38.0% 낮았고, 다음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기간도 29.8개월로 비이식군 19.7개월보다 10.1개월 길었다.
비용효과성도 확인됐다. 이식군은 비이식군보다 총의료비가 약 2990만원 더 들었지만, 삶의 질을 반영한 건강 수명은 0.71년 길었다. 건강 수명 1년 증가에 드는 추가 비용은 약 4240만원으로, 연구에서 적용한 국내 기준선 약 5240만원보다 낮았다. 1000회 시뮬레이션에서 이식이 비용 효과적일 확률은 70.3%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내 이식 비용이 약 2970만~3200만원으로 미국 평균 입원 이식 비용 약 2억3270만원보다 낮은 점도 비용효과성을 높인 배경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이식 급여 대상이 70세까지 확대됐지만 실제 이식 시행률은 대상자의 62.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창기 교수는 “이번 분석은 65~69세 환자에서도 이식이 생존 기간을 늘리고 그 비용이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을 국내 데이터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식 여부는 나이가 아니라 환자의 전신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인 교수는 “전 국민 청구자료를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는 근거를 만든 만큼 앞으로의 급여 정책 논의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 다발골수종 연구 네트워크(CAREMM)의 다기관 연구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보건경제성과연구학회 공식 학술지 ‘Value in Health’에 온라인 선공개됐다. 정식 출판은 오는 10월 예정이다.
w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