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서 40% 득표 성적 거둔 AfD
“나치 트라우마 독일서 극우당 전후 최고 성적”
이민·경제정책 불만 커진 영향
프랑스·스페인 등 주요국 내년 선거 앞두고 촉각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독일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그 충격파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 선거인 데다 과반 확보에는 실패해 주정부 집권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나치 정권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전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중앙정부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성 중도 정당의 이민·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이 거듭 확인되고, 이를 등에 업은 극우 세력이 유럽 권력의 중심부에 다가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7일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과를 “유럽에 보내는 신호”라며 “드물게도 하나의 지방 선거가 유럽 민주주의의 운명에 전조로서 읽히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이런 정치적 혼란은 유럽이 러시아의 침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변덕, 중국의 경제적 위협으로 분투하는 전대륙적 위기 속에서 유럽연합(EU)의 최강대국 독일을 더욱 약화시키고 주의를 분산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기적으로도 유럽에는 굵직한 선거가 줄지어 있다. 프랑스에서는 내년 4~5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좌파·중도 주자들을 큰 격차로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필리프 마를리에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NYT에 “양국(프랑스와 독일) 모두 2차대전 이후로 사회를 지배한 반파시스트 전선이 붕괴 직전”이라고 짚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스페인에서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좌파 정부가 부패 스캔들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극우 복스당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티아고 아바스칼 복스당 대표는 AfD의 승리를 두고 “이는 독일과 유럽에 위대한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극우 후보들의 득표율 합계가 21%를 넘겼고, 이탈리아와 영국에서는 기존 우파보다 더 오른쪽을 표방하는 신생 극우 정당이 부상하고 있다.
EU 입장에서는 민족주의 정당의 부상이 외부 압박이 거센 시기에 유럽의 결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EU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 러시아의 안보 위협,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려면 단결이 필수라고 보지만, AfD 등 민족주의 정당 대부분은 유럽 통합에 회의적이다. 상당수 극우 정당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대러 제재에 부정적이어서 ‘친러시아’ 의심도 받고 있다.
실제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AfD의 승리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메르츠 총리가 ‘굴욕을 당했다’고 꼬집었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