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오픈AI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급등했다. 지난주 두 종목을 1조6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도 이날 순매수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거치며 반도체주를 둘러싼 매도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시작된 반도체 랠리는 7일 국내 증시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동반 급등한 가운데 외국인도 두 종목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반등을 이끌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의 약 81%가 두 종목에 집중됐던 것과 달라진 흐름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4500원(5.68%) 오른 27만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13만6000원(8.26%) 상승한 178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8.18포인트(4.61%) 오른 6995.39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533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8817억원, 1조3714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수급은 지난주와 대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93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5181억원, 1조908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순매도액은 1조6089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약 81%에 달했다.
지난주에는 개인과 기관도 대거 순매도했다. 반면 기타법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6조4961억원을 순매수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간 개인·외국인·기관 세 주체가 모두 순매도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났다”며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기타법인 순매수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린 배경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반도체주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7% 상승했고 샌디스크(11.90%),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8.14%), 마이크론(6.10%)도 급등했다. 같은 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5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38%), 나스닥지수(-0.29%)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의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6만2000명으로 시장 예상치(5만5000~5만6000명)의 세 배에 육박했다. 고용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졌지만 반도체주는 오히려 상승했다.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 공개 이후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용량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큰 폭의 주가 조정에 따른 반발 매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과 GPT-6 아스트라 공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기본적으로 최근 가격 조정이 컸던 구간에서 낙폭과대 인식과 숏커버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거치며 반도체주 매도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미국 반도체주 랠리가 시사하듯 국내외 반도체주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도 소진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오라클 실적과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지난주보다 증시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는 경로를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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