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비행기 지연, 위자료 지급해야”
항공사 “몬트리올 협약 따라 면책”
법원서 항공사 승소…“합리적 조치”
대체항공편·식사 바우처 제공 등 감안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기상 악화로 인천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약 20시간 지연 도착한 것을 두고 승객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대체 항공편, 식사 바우처 제공 등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항공사에서 다 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김유성 판사는 승객 46명이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상대로 “1인당 95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 7월 승객 측 패소 판결했다.
A씨 등 승객들은 지난 2024년 6월께 인천에서 뮌헨을 경유해 런던까지 가는 항공권을 이용했다. 당초 6월 27일 저녁 8시 45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도착했다. 기상 악화로 인한 지연으로 19시간 45분 늦게 런던에 도착한 것이다.
이후 승객들은 지난해 6월 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지연 운송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항공사 측에선 “배상 의무가 면책됐다”며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항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몬트리올 협악의 당사국”이라며 “해당 계약엔 몬트리올 협약이 적용된다”고 전제했다.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사의 배상 책임과 규칙을 통일한 국제 조약이다.
해당 협약에 따르면 항공사는 운송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이러한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법원은 “이번 사건은 기상 악화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해 항공 운송이 지연된 것”이라며 “항공사에서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판단되므로 책임이 면책됐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기상 악화로 인한 항공편의 운항은 항공사에서 임의로 결정하거나 방지 조치를 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라며 “공항 당국의 판단 및 통제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뇌우 및 우박 등 극심한 기상 악화로 인해 뮌헨 공항을 출발하거나 경유하는 다른 국제성 항공편도 동일한 기상 악화 문제로 상당 시간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살폈다.
법원은 “항공사에선 지연이 확인된 즉시 탑승객들에게 지연 안내 메시지를 모바일로 전속하는 등 신속한 고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체 항공편을 제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면제했을 뿐 아니라 승객 전원에게 식사 바우처를 제공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배상 책임이 면책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승객 측에서 항소해 2심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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