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룰’ 10일 이후 사고부터 본격 적용
진단서·진료기록 제출 후 자배원 심사
경상환자 실제 발생 치료비 중심 보상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끼어들기 상황에서 급정거한 차량 때문에 비접촉 사고를 당한 A씨는 병원에서 근육 긴장과 염좌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2차례 통원치료를 이어가며 약 1349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했다.
#. 차량 간 사이드미러 접촉사고를 겪은 B씨는 척추 염좌로 상해 12급 판정을 받았다. 2주간 입원한 뒤 6개월 동안 통원치료를 계속했고, 치료비 500만원과 합의금 3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른바 ‘나이롱환자’의 장기·과잉치료를 막기 위해 자동차보험 보상 절차가 강화된다. 오는 10일부터 자동차 사고로 염좌나 단순 타박상을 입은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계속하려면 전문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경상환자에게 관행적으로 지급돼 온 향후치료비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일부터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 절차가 시행된다고 2일 밝혔다. 대상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상 상해등급 12~14급 가운데 염좌나 단순 타박상 환자다. 골절이나 장기손상 등 상해 1~11급 중상환자는 심사 대상이 아니다.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는 경상환자는 사고일로부터 7주 안에 보험회사에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사본 등을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 엑스레이(X-ray),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를 받았다면 영상CD도 함께 낸다. 보험회사는 이를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넘기고, 진흥원 내 전문의료인이 장기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 결과는 검토 요청일로부터 7일 이내 통보된다.
이번 조치는 2023년 도입된 경상환자 진단서 제출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기존에는 경상환자가 사고 후 4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8주를 초과하는 장기치료에 대해 별도의 전문의료인 검토 절차를 추가했다.
정부가 장기치료 관리에 나선 배경에는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가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자동차사고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연평균 0.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치료비는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7%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악화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부문 보험손익은 2024년 97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7080억원 적자로 확대됐고 올해 1~5월에도 16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보험금 누수가 계속될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가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상적으로 장기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보완 장치도 뒀다. 영유아와 임산부는 원칙적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며, 환자가 7주 안에 신청했지만 검토가 늦어진 경우에는 심사가 끝날 때까지 발생한 치료비를 보험회사가 부담한다. 심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결과 통보 후 7일 이내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종합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의과·한의과 전문의 등 약 200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심사체계도 마련했다.
그동안 명확한 약관상 근거 없이 지급돼 온 ‘향후치료비’ 관행도 손질된다. 앞으로는 상해등급 1~11급 중상환자 가운데 장래 치료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향후치료비를 지급한다. 경상환자는 향후치료비를 별도로 받는 대신 치료가 끝날 때까지 실제 발생한 치료비를 보장받는다.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는 오는 10일 이후 발생한 자동차사고부터 적용된다. 10일 이전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향후치료비 지급기준은 9월 10일 개정 약관으로 계약해 10월 25일부터 보험기간이 시작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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