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연구원 출신 애션브레너 설립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거래·레버리지 조사
골드만·JP모건 등 월가 은행에 자료 요구
AI주 급락에 마진콜 쇄도…시타델에 주식 대부분 10% 할인해 긴급 매각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타고 월가의 ‘신성’으로 떠올랐다가 지난달 AI 관련주 급락으로 위기에 몰린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SEC는 펀드에 대규모 레버리지를 제공한 월가 대형 은행들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마진콜을 촉발한 거래 과정과 차입 규모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SEC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시추에이셔널과 거래해 온 월가 대형 은행들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SEC가 요구한 자료에는 시추에이셔널이 대규모 손실을 입기 직전 진행한 거래 시점과 은행들과 주고받은 통신 내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펀드가 투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 사용한 레버리지와 관련해 은행들과 어떤 논의를 주고받았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시추에이셔널은 OpenAI 연구원 출신인 리오폴드 애션브레너가 2024년 설립한 AI 전문 헤지펀드다. AI의 급격한 발전을 예측한 글로 이름을 알린 애션브레너는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빌린 돈을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레버리지 전략으로 AI 상승장에 공격적으로 베팅했다. 하지만 지난달 AI·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밝힌 자료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포트폴리오 가치가 67% 급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의 마진콜이 잇따랐다. 시추에이셔널은 결국 보유한 상장주식 대부분을 켄 그리핀이 이끄는 헤지펀드 시타델에 긴급 매각했다. FT에 따르면 시타델은 당시 포트폴리오를 약 10% 할인된 가격에 사들였다.
시타델은 이후 불과 3주 만에 인수한 포트폴리오 위험의 80% 이상을 정리했다. 약 100건의 블록딜을 통해 40억달러가 넘는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AI주 상승에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던 펀드가 급락장에서 순식간에 강제 매각 위기로 내몰린 셈이다.
이번 SEC 조사는 헤지펀드의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가 월가 대형 은행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었는지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헤지펀드는 은행 등 프라임브로커로부터 자금을 빌려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 역시 빠르게 불어난다.
다만 현재 조사는 초기 정보 수집 단계로, 시추에이셔널이나 거래 은행들이 위법 행위를 했다고 판단된 것은 아니다. 자료 제출 요구가 반드시 제재나 처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SEC와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BofA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시추에이셔널은 성명을 통해 “규제 당국이 주목도가 높거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 또는 급격한 손실을 경험한 펀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엄격한 규제를 받는 기업으로서 규제 당국의 모든 요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