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여 개 아이디어 중 25개 팀 본선 진출
임직원 100여 명 ‘바이브 코딩’으로 앱 개발
대상 ‘테일싱크’…주행 맞춰 오디오 스토리 전개
수상작 실제 차량 적용 가능성 검토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아이가 듣던 이야기도 결말을 맞는다. 차량의 실시간 주행 정보와 탑승자의 반응을 연결해 이동 시간에 맞춰 이야기를 구성하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현대자동차·기아 임직원들이 24시간 동안 직접 개발한 아이디어 가운데 대상을 받은 서비스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원에서 첫 사내 차량용 앱 개발 해커톤 ‘24H 코드 레이스’를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해커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하는 서비스로 구현하는 개발 경연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일반 직군까지 참여해 24시간 동안 차량에서 사용할 앱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현대차·기아가 이번 대회를 연 것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앱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차량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앱 마켓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지난 5월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약 2000만대에 탑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플레오스 커넥트에는 개방형 앱 마켓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음성 비서 ‘글레오 AI’ 등이 들어간다.
이번 해커톤에는 지난달 접수한 220여 건의 아이디어 가운데 심사를 통과한 25개 팀, 임직원 1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안전과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게이미피케이션 등 자동차와 일상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개발 과정에는 사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도 사용됐다. 개발자가 코드를 일일이 작성하는 대신 생성형 AI에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코드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이를 활용해 24시간 안에 실제 시연이 가능한 수준까지 앱을 구현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각 팀은 완성한 앱의 구동 모습과 개발 과정, 핵심 기능을 담은 1분 분량의 쇼츠 영상도 함께 제작했다.
평가는 독창성과 고객가치, 시장성, 완성도 등 네 가지 기준으로 진행됐다. 사내 임원과 외부 전문가가 온라인 평가와 발표 심사를 거쳐 대상 1팀과 우수상 3팀을 선정했다.
대상은 ‘싱크랩’ 팀의 ‘테일싱크’가 받았다. 차량의 실시간 주행 데이터와 어린이의 반응 정보를 연결해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이야기의 결말이 나오도록 설계한 인터랙티브 오디오 서비스다.
예컨대 남은 주행시간이 길어지거나 짧아지면 이야기 전개도 이에 맞춰 조절되는 방식이다. 자동차의 이동 정보를 기존 음악·영상 콘텐츠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에는 ‘재우GO, 아빠GO’ 팀의 ‘아기 꿀잠 드라이브’, ‘웨이유’ 팀의 ‘마중’, ‘메모라’ 팀의 ‘액시트’가 선정됐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수상작 가운데 실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를 추려 향후 차량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회사 전반에서 AI 활용을 확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2일 그룹 차원의 AI 전환 성과를 공개하고 연구개발과 제조,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해커톤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앱 서비스와 플레오스 생태계 확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