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연설 후 처음
올해 77년 맞은 나토 동맹 중요성 강조
“직면한 도전, 한 나라 감당할 수 없어”
마그나 카르타 거론…“행정권 견제대상”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의 가치를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미심장한 ‘견제구’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는 이날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우리의 관계는 필수 불가결한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80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 온 모든 것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그것을 기반으로 더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대서양의) 파트너십은 오늘날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올해로 77년째를 맞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올해는 9·11 테러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9·11 테러 직후 나토가 처음으로 나토 헌장 제5조(집단방위 조항)를 발동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테러에 맞서 단결했을 때 우리는 그 부름에 함께 응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 냉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공동 안보를 규정해 온 순간들에서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며 “그와 같은 굳은 결의가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그 용감한 국민들을 방어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미군과 그 동맹국의 헌신과 전문성은 나토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로의 방위를 위해 서약하고, 우리의 시민과 이익을 보호하며, 북미와 유럽을 공통의 적들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고 했다. 또 영국 국왕이 재위 기간 처음 미국을 방문했던 1939년에 “유럽에서는 파시즘 세력이 확산하고 있었고, 미국이 자유 수호를 위해 우리와 함께하기 이전 어느 시점에, 우리의 공동 가치가 승리를 거뒀다”며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서 있지만, 그 가치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아무 신앙도 갖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소중히 여길 의무”가 “두 나라의 본질”이라고 하는 한편, “수백만 년 전 (영국의) 스코틀랜드 산맥과 (미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은 하나였다”고 종교적·지리적 유대감도 강조했다.
그는 ‘대서양 동맹’을 강조하면서 “대서양의 깊은 곳에서 비극적으로 녹아내리는 북극의 빙하에 이르기까지”라고 표현하는 한편, 미국의 자연유산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 세대는 중대한 자연 시스템의 붕괴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 연방대법원이 왕권 제한과 법치 등을 규정한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대헌장)를 160차례 이상 판례에 인용했다면서 “무엇보다 행정권이 견제와 균형의 대상이라는 원칙의 기초”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행정권 행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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