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충격, 통화정책으로 대응 안하는 경향”
사모대출 문제에는 “시스템 붕괴 위기 아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그 여파를 당장 통화정책에 반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확산하는 사모대출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아직 시스템적인 위기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이 급격한 통화정책에 선을 긋자 채권금리는 급락했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원론 수업 강연을 갖고 “(이란 전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직면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며 “경제적 효과가 어떨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우리 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며 현 3.50~3.75% 수준의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가 커지더라도 섣불리 통화정책을 전환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에너지 공급난은 단기 충격이지만, 통화정책의 효과는 장기에 걸쳐 나온다는 점에서다. 파월 의장은 “통화 긴축의 효과가 나타날 시점에는 유가 충격이 아마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며 “그래서 공급 충격은 어떤 종류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언급은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연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최근 환매 요청이 쇄도하는 사모대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 징후를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 금융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자신의 발언이 사모대출 위기 조짐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경계하면서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조정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 시스템과의 연결고리와 전염될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금리 인하 요인을 들지 않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88%로 내려왔고, 10년물 수익률도 4.39% 수준까지 하락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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