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부부, 1987년산 삼성TV 기증

“40년째 밤낮으로 본 TV 아직도 멀쩡”

지금도 작동…삼성본사 엔지니어 놀라

삼성, 중남미 TV시장 부동의 1위 유지

과테말라에 거주하는 아나 모랄레스와 그녀의 남편이 1987년 구입한 삼성전자 T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과테말라에 거주하는 아나 모랄레스와 그녀의 남편이 1987년 구입한 삼성전자 T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최근 중남미에 위치한 과테말라의 한 가정에서 보내온 낡은 브라운관 TV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과테말라의 노부부가 40년 가까이 쓰던 삼성 TV를 새 제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보내온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자폐기물 감축을 위해 자사 제품은 물론 사용 중인 타사 제품을 반납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친환경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노부부가 보내온 TV는 1987년 삼성전자가 만들어 과테말라로 수출한 제품이었다.

23일 삼성전자 라틴아메리카 뉴스룸에 소개된 사연에 따르면 과테말라의 아나 모랄레스 부부는 1987년 삼성 TV를 구매한 이후 39년간 거의 쉬지 않고 매일 아침 뉴스부터 심야 영화까지 시청했다고 전했다.

모랄레스는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도 삼성 TV로 지켜봤다. 월드컵도 함께 즐겼고, 크리스마스에는 온 가족이 화면 앞에 모였다. 마치 현대식 벽난로 불꽃 같았다”며 “거의 40년간 고장 없이 작동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추억이 깃든 TV를 그냥 폐기하기엔 아까워하던 찰나 삼성전자의 보상 프로그램 광고를 접하고 기증을 결심했다.

부부가 애용하던 1987년산 TV는 파나마에 있는 삼성전자 라틴아메리카법인(SELA)으로 옮겨졌다. 엔지니어들은 자신보다 연식이 오래 된 TV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수리 작업을 거치자 여전히 화면이 또렷하게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1980년대 당시 삼성 TV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이 사연에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이야기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보상 프로그램에 따라 모랄레스 부부에게 새 TV를 전달했다.

1970년 첫 흑백 TV를 생산한 삼성전자는 1971년 국내 최초로 중남미 국가 파나마에 TV를 수출했다. 1977년 본격 생산한 컬러 TV의 최초 수출지도 미국이 아닌 파나마였다.

미국 수출에 앞서 미주 시장 테스트 격으로 파나마의 문을 먼저 두드린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중남미 지역에서 TV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전자는 중남미 지역(카리브해 국가 포함)에서 TV 시장 점유율 35.5%(금액 기준)를 기록했다. 2024년까지 3위였던 중국 TCL은 19.0%로 2위로 올라섰다. 3위 LG전자는 17.8%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지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품군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4년 29.5%에서 2025년 3분기 43.1%로 성장하며 1위 LG전자(54.1%)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9월 파나마법인에서 중남미 지역 법인장 회의를 열고 중남미 사업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파나마법인은 삼성전자가 처음 설립한 해외 지점이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