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3.0이 기술산업계와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다. 향상된 추론능력은 물론, 실행력까지 갖춘 ‘AI 에이전트’로서 확장성까지 지녀 ‘게임체인저’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AI칩 제조사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아성을 깨뜨릴 강력한 도전자로 평가받는다. 제미나이3.0은 뉴욕증시의 ‘AI거품론’까지 걷어내며 24~25일(현지시간) 주요 지수를 끌어올렸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우리가 쫓아가는 입장”이라고 했다.

제미나이3.0의 충격파가 더 큰 이유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는 구글 자체 개발 AI칩 ‘텐서처리장치’(TPU)를 중심으로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 AI칩과 AI모델을 갖춰 ‘수직계열화’한 빅테크는 구글 뿐이다. 25일 뉴욕증시에서 알파벳을 비롯한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주가가 모두 올랐으나 엔비디아는 비교적 큰 폭(2.59%)으로 하락했다. 이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소유한 메타가 구글 TPU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계정에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모든 AI 모델을 구동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은 우리 플랫폼뿐”이라는 입장을 냈다. 구글 TPU에 대한 견제다.

구글 제미나이가 몰고온 글로벌 AI업계 판도 변화는 우리 정부와 기업엔 기회이자 위협이다. 무엇보다 전략의 유연화와 고도화가 필요하다. 챗GPT와 제미나이 등 AI모델과 플랫폼의 ‘업데이트’에 신속하게 대응해 공공부문과 기업 경영 혁신에 적극 활용,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글로벌 표준 모델을 둘러싼 무한 경쟁을 전제로 우리 사회·경제의 ‘AI 대전환’ 전략을 더욱 정교화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협업과 협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론 기술·인프라 자립과 독자 생태계 구축으로 ‘AI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국가적인 독자 AI모델을 뜻하는 ‘소버린AI’ 개발도 가속화해야 한다.

모든 기술기업은 자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이용자를 가둬놓는 ‘록인’(lock-in)을 지향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해외 AI플랫폼에 대한 편중과 의존도가 높으면 기술과 인력, 데이터, 수익 등 종속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주도 기업과 모델이 바뀌면 도태될 수도 있다. AI산업은 개방과 통제, 협력과 자립,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다. 규모와 물량 경쟁을 넘어, 정부와 기업의 단단한 협력과 현명한 역할 분담, 그리고 더 밀도 높은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