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명보 보도…“中 비장의 협상 카드”
美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65% 중국산
전력수요 폭증 AI 데이터센터 직격탄
저렴한 인조다이아, 반도체 공정 필수
희토류 수출 통제보다 美에 더 치명적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도 시행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가 13일 보도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급소를 찔러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중국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반도체 칩 제조에 쓰이는 인조다이아몬드 수출 통제까지 단행함으로써 미국의 핵심산업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명보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해왔으며 두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는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동차·전동공구·의료기기·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전력 공급원이다.
인조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는 물론 초강력 소재 연마·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사용된다.
이와 관련,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중국이 인조다이아몬드 주요 생산 및 공급국으로서 지위를 활용해 미국의 컴퓨터 칩 공급망 등을 통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는 최근 미국 내에서 중국을 상대로 한 웨이퍼 제조장비 수출금지 움직임에 대응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0∼2023년 중국은 미국 소비량의 77%에 달하는 인조 다이아몬드 분말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 통제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1∼7월 중국산 대형 리튬 이온 배터리는 미국 수입량의 65%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배터리는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17년 대비 2023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8년까지 최대 세 배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또한 베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 능력의 96%, 음극재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너지, 경제 및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밀리 킬크리스는 “미국의 AI 첨단 칩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이 제한되지만,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통제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제약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날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스티븐 올슨 객원 선임 연구원을 인용해 “미중 양국 모두 자국이 우세하다고 믿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강공이 지속되면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밝혔고,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 인수에 제동을 걸고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나섰다.
이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2사(司·한국 중앙부처의 ‘국’에 해당) 책임자는 전날 퀄컴 조사에 대해 “반독점법에 따라 전개하는 일상적 법 집행”이라고 확인했고, 같은 날 상무부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는 “법률과 규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이외에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순t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런 공세에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중국 초고율 관세(기존 관세에 100% 추가)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 카드(이상 11월1일 시행)로 맞불을 놔 리튬 배터리와 인조다이아몬드 수출통제에 맞선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분쟁 담판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미중 양국이 오는 11월 10일로 만료되는 제2차 관세 휴전을 앞두고 무역 담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목적으로 서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 아니냐고 풀이한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