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장비 방치…전화·인터넷 끊기며 주민 고립
“KT 국민 기업 자처하면서 기본권 외면
[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 부속 섬 죽도가 ‘통신 불능 섬’으로 내몰리고 있다.
KT가 10여 년 전 설치한 장비를 방치한 채 수익만 챙기면서, 죽도 주민과 관광객 모두 최소한의 통신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지켜본 울릉도 주민들은 “KT가 공익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죽도의 통신망은 이미 사실상 붕괴 상태다. 10년 넘게 노후화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는 잦은 고장으로 제 기능을 잃었고, 전화와 인터넷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끊긴다.
응급 상황에서도 외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 위험천만한 환경이지만, KT는 임시 복구에만 급급한 채 근본적 대책은 외면하고 있다.
본지 기자가 9일 죽도 주민 김유곤(55) 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20여 차례 시도 끝에 겨우 연결됐다.
그러나 통화는 수 초 만에 끊기기를 반복했고, 음성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김 씨는 “혹시 전화가 올까 봐 하루에도 몇 번씩 집 밖을 서성인다”며 “도회지에 있는 아들과 통화도, 인터넷도 모두 끊긴 채 고립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관광객들 역시 성수기마다 통신 불능을 겪으며 “관광 섬 이미지가 무너졌다”고 호소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KT는 주민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노후 장비를 교체하지 않는 한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처에 불과하다.
섬 주민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할 기업이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김 씨는 “인터넷과 전화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닌 생존권”이라며 “KT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된 공공성과 안전, 사회복지 증진 의무를 철저히 저버렸다. 이윤만 챙기고 주민을 버린 채 ‘국민 기업’ 행세를 하는 건 기만행위”라고 직격했다.
이에대해 KT울릉지점 관계자는“죽도에 설치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관리하는 주체가 울릉도가 아니며 수리·점검하는 인력은 육지에서 들어와야 하기때문에 차제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죽도에는 선박을 이용해야만 접근이 가능한 현실이다”며“ 교통편 문제로 응급 복구에도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ks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