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4일 국회에서 주재한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언론·사법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선출된 데 대해선 “강력한 개혁, 내란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대표 선출 후 취재진과 문답에서 야당인 국민의힘과 관계에 대해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당의 강력한 뒷받침과, 이른바 3대 개혁 및 ‘내란 척결’을 위한 ‘전쟁’을 앞세웠다. 반면, 취임 후 잇딴 발언에서 국민 통합이나 정치 양극화 극복, 의회 정치 복원에 대한 해법은 특별히 내놓지 않았다. 정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선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검찰·언론·사법 개혁 입법을 추석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험한 일, 궂은 일, 싸울 일은 내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도 했다.

‘전투적이고 적대적인 수사’에 치우친 정 대표의 취임 일성이 아쉽고 우려스럽다.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민심을 전달하고, 지원 뿐 아니라 견제와 비판의 역할을 해야 하며, 야당과의 협치로 의회와 행정부의 가교가 돼야 한다. 그런데 여당을 정권의 ‘돌격대’와 ‘선봉대’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정 대표의 말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정 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때처럼 속시원하게, 헌법재판소 국회 탄핵소추위원 때처럼 진중하게” 당을 이끌겠다고 했다. 모두 민주당이 야당일 때 일어난 일이다. 민주당 발의 법안이 전(前) 정부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족족 막히던 때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불법적 통치 행위(비상계엄)의 헌법적 판단을 구하던 시기의 일이다. 정 대표의 역할은 그 때와 근본적으로 다르고, 달라야만 한다.

정치적 경쟁세력을 척결하거나 절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적의를 부추기는 날 선 말만을 쏟아놓는다고 이재명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 민주당이 목표하는 개혁도 소수 정예 게릴라의 정복 활동처럼 이루어질 수 없다. 더디더라도 국민과, 야당과 함께 가야 한다. 대선 때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41%엔 계엄에 찬성한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 대표는 수직적 당정, 적대적 여야관계라는 전 정부의 우를 결코 되풀이 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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