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감결제로 리스크 최소화

리스크 관리 야간까지 확대

최근 미국발(發)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결제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출범 5년차를 맞은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CCP)가 자본시장의 결제안정성 제고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며 주목받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1년 4월 본부로 확대 개편된 청산결제본부는 출범 이후 장내 증권·파생상품의 청산결제뿐만 아니라 장외파생상품 청산결제까지를 포괄, 자본시장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실제 지난해 장내증권시장(주식 및 채권 등)의 일평균 결제대금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3조5000억원에 달했다. 해당 수치는 일평균 거래대금(31조6000억원)의 약 1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청산결제본부가 차감결제를 통해 거래 내역을 효율적으로 차감해 시장 리스크를 대폭 축소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해 일평균 결제대금이 전년 대비 28% 증가한 8400억원에 달하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일중 단기매매가 감소해 차감효과가 축소되면서 결제대금이 증가한 결과다. 그럼에도 거래대금 대비 결제대금 비율은 4.4%에 불과해 주식시장에서 차감결제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장내파생상품시장에서의 차감효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일평균 결제대금은 전년 대비 47.9% 증가하며 역대 최고인 1960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67조원임에도 결제대금은 거래대금의 약 0.3%에 불과했다.

장외파생상품 청산 역시 마찬가지다. 원화 이자율스왑(IRS) 청산등록금액은 2014년 서비스 개시 당시 213조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연간 청산등록금액이 133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산잔고 또한 1977조원으로 늘었다.

청산결제본부는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결제이행재원을 확충, 현재 24조원(올해 3월말 기준)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다음달 도입 예정인 파생상품 야간거래에 따라 야간시간까지 리스크 관리 시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규제기관들도 청산결제본부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2014년), 미국(2015년), 유럽(2016년)에 이어 지난해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 인증을 취득, 국제적인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

청산결제본부는 글로벌 CCP 수준의 종합 청산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여러 발전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무위험지표금리(KOFR) 확산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상품(OIS) 청산을 올해 10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역외선물환(NDF) 등 외환파생상품 청산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미국을 포함한 북미 증권시장의 결제주기 단축에 따라 유럽·아시아 주요국의 추진 상황을 주시하고 향후 국내 시장 도입을 위한 준비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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