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속 고금리 고환율 등 경영 환경 악화 여파로 최근 3년 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하는 ‘좀비기업’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의 부채비율이 1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건전성이 심각한 지경이라는 적색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린 것이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법개정안 등 경영 악화를 부채질할 경제 입법을 다시 추진하려 한다. 지지자 숫자에 목매는 대선 국면의 정치가 기업 불황의 골을 더 깊게 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기업 정보 업체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 보고서를 낸 302곳을 분석한 결과 73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갚는 좀비 상태였다. 좀비 기업은 2021년 34곳(11.3%)에서 작년 73곳(24.2%)으로 3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조선, 보험, 공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좋지 않았고 특히 중국과 경쟁에 밀린 석유화학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기업은 500대 기업 중 221곳(62.6%)이나 됐다. 대기업이 이럴진대 중견·중소기업의 경영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방 건설사 부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과 골프웨어 브랜드 JDX 등 자금경색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지면 줄도산 공포는 더 커질 것이다.
기업의 비명이 커지는 데도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경제계가 반대하는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 한국노총을 찾아 노란봉투법 재추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은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업의 허용 사유와 교섭의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숙원사업이지만, 경영계에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불법적인 쟁의행위까지 면책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이 법이 도입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연간 약 10조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계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앞서 공약한 상법개정안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후보는 2030년까지 1인당 GDP 5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필수다. 선한 의도와는 달리 부작용이 큰 경제입법들은 사회적 수용성을 봐가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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