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일체의 이념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기용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규재TV’에 올린 영상에서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 닷컴 대표와 함께 이 후보를 전날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라며 “대통령 되면 이념 문제는 아예 안 다루겠으며 친일파, 과거사 문제 모두 덮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로 규정하는 등 최근 내비친 우클릭 행보와 상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주필은 “깜짝 놀랄 이야기”라고 평하며 “우리나라 진보파와 보수파 간에 격돌이란 게 과거사 문제부터 먼저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장관은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며 “(관련) 업계 출신이 많아지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며 지난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부분 탈락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공천에서 이른바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퇴출돼 ‘비명횡사’ 논란이 일었는데, 지나치게 이념적인 인사들이 탈락했다는 취지다. 정 전 주필은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고민이 꽤 평균적인 중앙선 가까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이 후보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가 클 것이라는 보수층의 우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 전 주필은 기득권과 거리가 멀었던 이 후보의 성장 환경 등을 언급하며 “분노, 화가 이 후보 가슴 속을 채우고 있을 것 같았는데 언제 거기서 벗어났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 검찰 기소를 세 번 당했고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지만 최근 1~2년 사이 화를 많이 극복했다. 하도 시달리다 보니 이제 으레 그런가 보다 한다.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닌, 강이나 바다 같은 자연물로 (고난을) 받아들이게 됐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자연물로 본다”며 ‘분노의 대상’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