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한미 통상협상 경제적 영향’ 분석
미·중 갈등에 부정적 영향 완화 어려워
기준금리 내년말 1.0%까지 인하 예상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협의를 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3/rcv.YNA.20250423.PYH2025042300560001300_P1.jpg)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0.5%포인트가량의 성장률 하락을 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으로 전반적인 무역 규모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수준은 내년 말 1.0%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미·중 간 갈등이 계속된다면 관세가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국이 중국에 60% 상호관세 부과(보복 관세 없음)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미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기본관세 수준인 10%로 15%포인트 낮아져도 실효 관세 하락은 6.7%포인트(20.7%→14.0%) 수준에 그쳤다. 자동차·부품이 25% 품목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 중 자동차·부품 비중은 34%에 달한다.
씨티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모델을 활용해 통상 협상에 따른 관세 충격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 2분기부터 서로 100% 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시나리오 1(한국 상호관세 10%)에서 2.2%포인트, 시나리오 2(한국 상호관세 25%)에서 2.3%포인트 낮아졌다.
관세 충격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는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는 시나리오 1과 2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75%에서 내년 말 1.00%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총 1.75%포인트, 0.25%포인트씩 내린다고 가정하면 7회 인하다.
다만,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완화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 타격이 비교적 줄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협상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 협상도 우리나라 성장률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씨티는 시나리오 3(한국 상호관세 10%, 중국 상호관세 60%)에서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한국 성장률 영향을 올해 -0.2%포인트, 내년 -0.9%포인트라고 추산했다. 이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총 0.75%포인트로, 내년 말 최종금리 수준은 연 2.00%로 예상된다.
씨티 외에도 국내외 기관들은 앞다퉈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낮췄다.
한은도 다음 달,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위기와 함께 소비심리도 아직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3월(93.4) 대비 0.4포인트 올랐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100.7)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벌써 5개월 연속 기준선(100) 아래인 ‘비관’ 국면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3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73·+3포인트)과 소비지출전망(105·+1포인트)이 올랐으며, 현재경기판단(52·-3포인트)은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87),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6)은 전월과 같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 나온 것을 보면 2월 전망 당시 가정한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전망 당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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