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드그룹, 韓 철수 ‘포에버21’ 라이선스 사업 전개

베이직한 제품 기획·제조·판매…다양한 소비층 공략

미국 포에버21 웹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제품(왼쪽)과 국내에서 판매 중인 라이선스 제품 [각 웹사이트 갈무리]
미국 포에버21 웹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제품(왼쪽)과 국내에서 판매 중인 라이선스 제품 [각 웹사이트 갈무리]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한국에서 철수했던 미국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forever21(포에버21)’이 라이선스 사업으로 돌아왔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폰드그룹은 베이직한 제품을 앞세워 폭넓은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폰드그룹은 포에버21의 라이선스 제품을 작년부터 자사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겨울철 잡화류인 바라클라바부터 현재 여름 반소매 티셔츠, 원피스, 반바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라이선스 사업 제품은 포에버21 본사가 직진출 당시 선보였던 콘셉트와 다소 달라졌다. 미국 LA에서 시작한 포에버21은 주로 서양인 체형에 맞는 사이즈, 과감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반면 폰드그룹은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과 색상을 기반으로 한 ‘베이직한 상품’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폰드그룹은 지난해 브랜드유니버스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업인 어센틱브랜즈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폰드그룹은 포에버21의 남녀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언더웨어 등 라이선스 권한을 가지고 제품을 기획·생산해 판매할 권리를 갖게 됐다.

폰드그룹은 이미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포에버21 제품도 현재 폰드그룹과 제휴를 맺은 유통 채널 50여곳에 공급되고 있다.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는 지난주 입점했다. 젊은 소비자가 많은 무신사 채널에서 현재 가장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21은 지난 2008년 한국에 처음 직진출 했다. 패스트 패션을 앞세우며 서울 명동에 매장을 열고, 국내 소비자를 공략했다. 하지만 2019년 미국 본사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구조조정에 착수하자 한국 사업을 종료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패션 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과거 풀앤베어(Pull&Bear), 버쉬카(Bershka) 등 글로벌 SPA 브랜드도 잇달아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물가 부담 장기화로 SPA 브랜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선보인 라이선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주목되는 이유다.

폰드그룹 관계자는 “포에버21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직접 기획부터 제품 디자인, 제작,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니즈가 있는 베이직한 상품을 먼저 선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