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에 4년간 31조원 투자” 5%↑···기아도 올라
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위아 등 그룹주 상승세
트럼프, 관세 낙관론으로 화답
증권가 “업계 전반에 관세가 낮아지길 기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공화당-루이지애나),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서 있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5/rcv.YNA.20250325.PRU20250325060801009_P1.jpg)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소식에 장 초반 그룹주와 자동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8분 현대차 주가는 전장보다 5.16% 오른 2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9시 35분께도 전장 대비 3.99% 올라 주가는 내내 빨간 불이다. 기아는 3.04% 오른 10만1700원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현대차 그룹주 전반이 강세다. ▷현대모비스(1.61%) ▷현대제철(1.02%) ▷현대위아(1.53%) ▷현대비앤지스틸(2.97%) 등이 일제히 오름세다.
자동차, 철강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사정권을 피하지 못했던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직접 투자’를 통해 관세 우려에서 벗어나게 되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미국에 향후 4년간 31조원 규모의 투자 집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 최초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동차 생산 분야에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분야와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에 각각 61억달러, 63억달러의 투자를 단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큰 나라를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대미 설비투자를 늘리라’는 미국 측의 요구에 부응해 세계 주요 대미 수출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트럼프 관세’ 대응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루이지애나주에 신설할 공장에서 생산될 철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외국산에 대해 25%의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해 온 품목이다. 한국의 기존 무관세 대미 철강 수출 쿼터도 같은 날 폐지됐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자사 미국 내 공장에서 제조할 차량에 들어갈 철강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해당 철강재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음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관세 낙관론으로 화답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보다 투자 확대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며 미국의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길 기대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상호관세 대응책으로 관련주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한다”며 다만 “정치 불안은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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