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서풍 불며 백두대간 동쪽 매우 건조…올해 강수량도 적어
자연 발생 화재는 0.3% 불과…“야외 활동 시 화기 사용 자제해야”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3/ams.V01.photo.HDN.P.20241022.202410221056578533058988_P1.jpg)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전국적으로 산불이 기승인 가운데 다음 주 26일까지는 예년보다 기온이 상당히 높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 월요일인 24일부터는 바람도 다시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돼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남 순천과 제주는 습도가 한때 4%와 9%까지 떨어졌다. 3월 습도로는 해당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이 밖에도 현재 해안을 제외하고 내륙 지역은 대부분 습도가 25% 아래에 머물고 있다.
큰 산불이 난 경남 산청은 전날 오후 11시 기준 실효습도가 36.76%에 그쳤다. 닷새간 상대습도를 토대로 산출하는 ‘실효습도’는 나무 등이 메마른 정도를 나타내며, 통상 50% 이하면 큰불이 나기 쉬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기상청 중단기 예보를 보면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가까운 시일은 27일이다. 전남과 경남서부 남해안과 제주에 기압골의 영향으로 24일 늦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강수량이 5㎜ 안팎(제주) 또는 1㎜ 내외(남해안)로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6일 중국 상하이 쪽에서 기압골이 동진해 오면서, 늦은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부분 지역에서 27일 오후까지, 충청·남부지방·제주에선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24일부터는 전국에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의 강풍도 다시 불기 시작해, 산불이 나면 끄기 어려운 상태가 다음 주 중반까지는 이어질 예정이다.
최근 이토록 건조한 이유로는 예년보다 줄어든 강수량이 꼽힌다.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77.6㎜로 평년(104.5㎜)의 76.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산불이 이어지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은 강수량이 예년 대비 67.4%(61.3㎜)와 54.2%(73.5㎜)에 불과하다.
다만 전문가는 날씨가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원은 “국내에서 벼락 등 자연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0.3% 내외”라며 “대부분은 인간의 행위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귀농·귀촌 인구 증가 등으로 최근 쓰레기나 논과 밭을 태우다가 산불을 내는 경우가 등산객 등 입산자가 실수로 불을 내는 경우보다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쓰레기·논밭 소각과 입산자 실화는 산불 원인의 30%씩을 차지한다.
기상청은 “당분간 백두대간 동쪽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행과 캠핑 등 야외활동 시 화기 사용을 삼가고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