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더페이스샵 제품 판매 시작…에뛰드도 입점

작년 다이소 화장품 매출, 전년比 200% ‘폭풍 성장’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뉴시스]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뉴시스]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다이소가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과 손을 잡았다. K-뷰티 열풍에도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등장으로 맥을 못 추던 이들 브랜드도 다이소를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올해 상반기에도 뷰티용품 역량을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이 지난 11일 다이소에 입점했고,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는 에뛰드도 내달 입점할 예정이다.

다이소는 지난 2021년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퍼프, 스펀지, 브러쉬 등 화장도구 판매에 집중했다. 202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식물원’을 시작으로 화장품 브랜드의 입점을 늘리기 시작했다.

VT코스메틱과 협업해 출시한 ‘리들샷 앰플’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다이소 뷰티 열풍의 주역이 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물건을 진열하지 않고, 직원에게 문의해야 제품을 내주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직원은 “출시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오픈런’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였다”며 “1인당 구매 가능 개수를 1박스로 제한했다가 최근 재고가 많아지면서 제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샤넬 뷰티 ‘립 앤 치크밤’의 저가 버전으로 알려진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도 입소문을 탔다. 실제 다이소의 손액박 제품은 3000원이지만, 샤넬의 립밤은 6만3000원으로 2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다이소 스타필드수원점 ‘뷰티용품’ 코너 [아성다이소 제공]
다이소 스타필드수원점 ‘뷰티용품’ 코너 [아성다이소 제공]

다이소가 뷰티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가격대를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이소는 ‘모든 제품은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기조로 전 제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개 판매가로 균일화해 판매한다. 다이소에 납품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대가 다양할수록 더 많은 제품을 입점시킬 수 있고,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뷰티 제품 원가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 5000원으로 가격을 한정시키면 제품군이 좁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소 관계자는 최고 균일가 인상과 관련해 “고려한 적도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이소 뷰티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4% 증가했다. 기초화장품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00% 신장했고, 색조화장품 매출은 약 80% 늘었다. 다이소는 올해 신규 출점하는 매장 내 뷰티용품 면적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는 다이소의 ‘가성비 화장품’이 유행이 됐다고 진단한다. 편의점 업계가 화장품 품목을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가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소용량·소포장 제품의 인기가 많아졌고, 이런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이 워낙 다양해 H&B 스토어뿐만 아니라 편의점까지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 뷰티의 인기는 ‘실적 부진’을 겪던 화장품 브랜드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 로드숍의 성장세가 갑작스럽게 꺾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로드숍 브랜드 에뛰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뷰티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중국 시장 축소로 채널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다이소 입점을 통한 판매 전략은 다양한 브랜드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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