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의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가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의 AI 선두기업인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구현했다 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국내외 주식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생성형 AI의 등장은 산업계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의료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모빌리티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국민이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AI를 기반으로 하는 모빌리티 혁신이 태동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운행하여 교통약자의 이동을 편하게 해주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원인의 93%가 인적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AI 기반의 자율주행으로 사고의 9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최적의 주행경로와 신호 최적화로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다.
AI가 모빌리티 혁신을 이끄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AI가 학습하고 분석할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과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성공적인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양뿐만 아니라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도 중요하다. 소위 편향 없고 대표성을 갖춘 데이터일수록 AI는 더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에 기반한 성공적인 모빌리티 혁신의 관건은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얼마나 충분히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율주행차는 최적의 주행 경로를 결정하기 위해 실시간 도로 상황뿐만 아니라 과거 교통량, 기상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교통안전 측면에서는 과거 사고 데이터, 도로 상태, 기상 조건, 교통량 등을 학습하여 실시간 데이터와 융합함으로써 위험을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교차로 신호 체계 최적화와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서는 차량 통행 패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될수록 정확한 예측, 판단 및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또 하나 AI 기반 성공적 모빌리티 혁신의 관건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적 대응에 있다. 현재 모빌리티 데이터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고 있어, 여러 데이터들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교통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개방·공유·활용 가능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도로 위의 센서, CCTV, 차량 내 데이터 수집 장치 등을 통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개인정보 및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법적·기술적 대응도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요컨대 AI는 국민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통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이 바로 데이터이다. 충분하고 신뢰할 수 데이터가 있을 때, AI는 최적의 교통 흐름을 설계하고, 사고를 예방하며, 운전자 없이도 목적지까지 편리하고 안전하게 데려다 줄 수 있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확보된 데이터가 통합하여 관리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김영찬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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